[반려동물 건강 이야기] 페릿의 탐스런 털이 빠지고 앙상해 진다면?

[반려동물 건강 이야기] 페릿의 탐스런 털이 빠지고 앙상해 진다면?

기사승인 2013-10-31 16:29:00

글- 노민정 천안 다솜동물병원 원장

[쿠키 생활칼럼] 페릿은 족제비과의 포유동물로, 멋진 유선형의 몸매를 가지고 있는 귀엽고 발랄한 반려동물입니다. 다른 설치류와 달리, 앞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하고 사람과도 친숙하게 지내 더욱 인기가 많죠. 과거에는 페릿 특유의 채취 때문에 실내 사육이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어렸을 때 중성화 수술을 실시함으로써, 체취를 많이 줄여 많은 동물애호가들이 반려동물로 키우고 있죠.

그러나 페릿을 반려동물로 키워지게 되면서 안타깝게도 특정 질환의 발병률이 높아지게 되었는데요. 바로 페릿 특유의 부신 질환입니다.

부신은 좌우 콩팥의 앞쪽에 위치한 한 쌍의 내분비기관으로, 페릿에게 필요한 여러 가지 호르몬을 분비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부신의 크기가 커질뿐더러, 돌처럼 단단해지면 부신 질환으로 발전하는데요. 통계에 따르면 3세 이상의 페릿 30%에서 나타나는 바, 페릿에서 매우 빈번한 질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계에서는 보호자의 생체리듬에 따른 실내 사육으로 인해 페릿의 활동량이 줄어들고, 인위적인 중성화 과정을 거치면서 부신 질환의 발병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부신 질환을 앓고 있는 페릿에서 나타나는 가장 큰 증상은 탈모입니다. 특이한 점은 탈모가 꼬리부터 몸통까지 대칭적으로 진행된다는 점이죠. 이 증상은 계절적인 영향을 받는데, 겨울에서 봄까지 증상이 심각해 지다가 가을에 털이 다시 자라기를 2~3년 정도 반복하다, 완전히 털이 나지 않게 됩니다.

그 밖의 증상으로는 가려움증과 이로 인한 피부염을 들 수 있습니다. 또한, 암컷에서는 외부 생식기가 커지고 공격적인 성향이 발달하기도 하죠. 또한, 어릴 때는 맡을 수 없었던 체취가 심해지기도 합니다. 수컷에서는 전립선이 비대 되면서, 배뇨곤란과 같은 비뇨기계 질환이 발생하는 것이 큰 특징입니다. 이 같은 일련의 증상을 겪게 되면, 결과적으로 털도 없이 근육이 위축되고 뼈가 앙상하게 보이도록 마른 체형이 되게 됩니다.

대체적으로 식사량에는 큰 변화가 없는 편이므로, 키우고 계신 3살 이상의 중성화 수술된 페릿이 식욕이나 활동성은 좋으나 탈모증상을 보인다면 바로 동물병원에 내원하셔서 진단을 받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동물병원에서는 주로 초음파 검사를 통해 부신의 크기 등을 측정하여 진단하게 되는데요. 이 때, 부신이 비정상적으로 커졌는지, 종양화 돼 있는지 확인하게 됩니다. 호르몬 검사를 해 볼 수도 있으나,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흔하게 이뤄지는 검사 방법은 아닙니다.

부신 질환으로 확인된 페릿에게는 수술을 통해 종양화된 부신을 제거하는 방법이 가장 우선적으로 추천됩니다. 그 외에는 호르몬 치료제를 먹이거나 멜라토닌 임플랜트와 같이 페릿의 체내 멜라토닌 분비량을 조절하는 제품을 피부에 이식하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종양화된 부신은 병의 진행이 느린 종양으로, 치료 없이도 2~3년간 생존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페릿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인슐린 종양에서 기인한 합병증이 발생하게 되면 생명에 위협적인 질환으로 변모됩니다. 때문에, 부신 질환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 확인되면, 지체 없이 가까운 동물병원을 방문해 진단을 받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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