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 이야기] 계속 코를 훌쩍거리는 우리 집 토끼, 혹시 토끼 스너플?

[반려동물 건강 이야기] 계속 코를 훌쩍거리는 우리 집 토끼, 혹시 토끼 스너플?

기사승인 2013-11-07 15:54:00

글- 노민정 천안 다솜동물병원 원장

[쿠키 생활칼럼] 토끼에서 흔히 나타나는 ‘스너플(Snuffle)’은 ‘콧물을 훌쩍이는 증상’을 동반한 박테리아성 질병을 말합니다. 정식 명칭은 ‘파스튜렐라 감염증(Pasteurellosis)’이죠. 이 병은 토끼 같은 포유동물이나 오리 등의 가금류에 특정 박테리아(파스튜렐라 멀토시다, Pasteurella Multocida)가 기생하면서 발생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파스튜렐라 감염증은 여러 동물에서 나타나지만, 토끼에서 가장 흔합니다. 토끼 외에도 강아지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함께 키우는 보호자 중에 내심 걱정하는 분들이 계실 텐데요. 토끼의 파스튜렐라 감염증은 다른 동물에 전염되지 않으니 염려 놓으셔도 좋습니다.

토끼에서 파스튜렐라 박테리아는 주로 비강(코) 등에 잠복해 있다가, 스트레스 등의 요인으로 면역력이 약해지면 발병합니다. 예컨대 임신, 출산, 또는 수유 중인 어미 토끼는 면역력이 떨어지기 마련인데요. 이때 파스튜렐라 감염 증세를 보이는 어미와 갓 태어난 아기 토끼 모두에서 파스튜렐라 박테리아가 발견될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전문가들은 분양이나 이사 등 사육환경이 급변하는 경우와 적절한 영양분이 공급되지 않는 경우, 좁고 지저분한 공간에서 많은 수의 토끼를 키울 경우에 스너플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합니다.

파스튜렐라 박테리아는 주로 비강(코)에 잠복해 있기 때문에, 호흡기계 증상이 가장 먼저 나타납니다. 끈적끈적한 하얀 콧물이 대표적인데요. 이와 함께 재채기, 기침 등도 동반되죠. 심각할 경우 비염이나 축농증으로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일례로, 콧물이 코를 꽉 채우는 축농증으로 발전할 경우에 토끼의 코 주변과 앞발이 누렇게 더럽혀집니다. 이 증세가 장기적으로 만성화되면, 비강(코) 안쪽의 구조까지 바뀌어 위턱이 짧아지는 등 얼굴 모양도 변하게 되죠.


호흡기계 증상으로 토끼는 숨쉬기조차 어려워집니다. 이로 인해 식욕감퇴와 영양부족, 체중 저하 등의 현상이 도미노처럼 나타나게 되죠. 때문에 질병 초기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염 증세를 가벼이 여겨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거나, 항생제 투여를 임의적으로 중단하게 되면 오히려 폐렴으로까지 악화될 수 있습니다.

파스튜렐라 감염증이 만성화될 경우, 호흡기계 외에도 온 몸에서 감염 증세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예컨대 귀 감염으로 발생하는 중이염과 이로 인해 균형감각에 이상이 와 걷지도 못하는 사경증상, 안면 신경 마비 등이 있죠. 이밖에 전신 피부에 고름이 생기기도 하고, 심각할 경우엔 피부에서 뼈로 전이되어 골수염으로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무서운 파스튜렐라 감염증을 예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토끼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육안으로 건강하게 보이더라도 파스튜렐라 보균 상태일 수 있으니, 보호자들께서는 항상 주의를 기울여 주세요. 또한, 적절한 영양 공급과 쾌적한 사육환경이 파스튜렐라 감염증 예방의 지름길인 것을 꼭 기억하시고요!

만약에 스너플 의심 증상이 확인되면, 즉시 가까운 동물병원에 내원하셔서 진료를 받고 처방을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스너플은 일반 비염과 달리 최소 2~4주 이상 내복약을 복용해야 하는 질환일뿐더러, 재발이 쉽기 때문에 다 나은 것 같이 보인다 하더라도 꼭 동물병원에 내원하셔서 끝까지 치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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