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우리나라와 16강 진출을 경쟁할 벨기에와 러시아, 알제리는 조 추첨 결과를 어떻게 분석하고 있을까. 일제히 만족감을 드러내면서 16강 진출을 자신했다.
한국과 벨기에, 러시아, 알제리는 7일 브라질 바이아주 코스타도사우이페에서 열린 월드컵 조 추첨식에서 H조로 편성됐다. 네 팀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개최대륙 남미는 물론 스페인과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의 강호를 모두 피하고 만난 서로를 바라보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특히 러시아가 가장 크게 환호했다. 전력상 유럽의 중상위권으로, 조별리그 2위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 러시아는 톱시드에서 가장 해볼만한 상대 중 하나로 지목한 벨기에를 만나 1위까지 넘볼 수 있게 됐다.
파비오 카펠로(67·이탈리아) 러시아대표팀 감독은 “훌륭한 유럽 팀 가운데 하나인 벨기에와 최근 친선경기를 통해 알고 있는 한국을 만났다”며 “어려운 상대가 없다. 우리가 조 1위를 해볼만 하다”고 했다. 러시아의 국영통신 리아노보스티도 “가장 무난한 조 편성 결과”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프리카의 복병 알제리의 분위기는 한국과 비슷하다. “해볼만한 상대들을 만났다”고 분석하며 스스로 16강 진출에 청신호를 밝혔다. 무함마드 라우라우아(67) 알제리축구연맹 회장은 “조 편성 결과와 경기 순서까지 모두 만족한다. 조별리그 통과가 목표”라고 강조했다. 현지 언론들은 벨기에를 H조 최강으로 분석하며 한국과 러시아를 상대로 최소 1승을 따낼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벨기에는 상대적으로 차분하다. 톱시드 국가로서 유럽의 다른 강호를 경계한 벨기에 언론들은 유럽의 4번 포트에서 러시아가 들어온 점을 앞세웠지만 한국과 알제리에 대한 경계심은 보이지 않았다. 벨기에 공영방송 VRT는 “축구계에서 이번 조 추첨 결과에 대한 불만을 가질 수 없다는데 모두 동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르크 빌모츠(44) 벨기에대표팀 감독은 홍명보(44) 감독을 거론하며 “한국은 빠르고 기술적”이라고 치켜세우면서도 최근 일본에 2대 3으로 패한 친선경기 결과를 의식한 듯 “한국은 일본보다 한 수 아래의 팀”이라고 도발했다.
우리나라는 개최대륙인 남미와 유럽의 강호를 모두 피하면서 한숨을 돌린 분위기다. 그러나 순위 경쟁 상대에게 1패를 안길 만큼 절대 강호가 없는 H조에서 난타전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홍 감독은 조 추첨 결과에 대해 “우리에게 좋으면 다른 국가도 마찬가지다. 방심할 수 있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축구팬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일제히 조 추첨 결과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축구팬으로 유명한 배우 김수로(43)는 “조 추첨 잘됐다”고 짧게 평했고 아이돌육상선수권대회에서 풋살선수로 출전한 가수 임슬옹(26)은 “벨기에와 알제리면 다른 조보다 낫다”고 적었다.
성우 겸 여배우 서유리(28)는 “축구를 글로 배운 여자의 의견이지만 나름대로 꿀(좋은) 대진”이라고 했다. 한 네티즌(@gre******)은 “H조의 4개국이 서로 조 추첨 결과에 만족하고 있다. 네 팀 모두 3무승부를 기록하는 웃지 못 할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