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개발원(KEDI)은 전국 초·중·고교 학생과 학부모 97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학교교육 내 선행학습 유발요인 분석 및 해소 방안 연구’ 보고서를 8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초등학교 6학년생의 47.8%가 중학교 영어를 미리 배운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학교 과정을 이미 배운 학생도 2.6%였으며, 중학교 수학을 미리 배운 초등 6학년생도 37.7%로 집계됐다.
초·중·고교생 중 초등학교 때부터 영어·수학을 선행학습했다는 응답률은 86.2%나 됐다. 학교 급별로는 초등학교 84.1%, 중학교 87.0%, 고등학교 89.5%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선행학습을 한 비율도 높아졌다.
학교 성적과 선행학습 경험은 비례했다. 초등학교의 경우 영어 성적이 매우 낮은 학생 중 선행학습을 한 비율은 59.3%였지만, 성적이 매우 높은 학생 중에선 90.1%나 됐다. 중학교는 각각 73.2%와 94.0%, 고등학교는 68.8%와 89.5%로 나타났다. 또 초등학생은 일반 중학교에 가려는 학생(84.0%)보다 국제중에 가길 희망하는 학생(93.7%)이, 중학생은 일반고에 가려는 학생(86.5%)보다 특목고에 가려는 학생(90.6%)이 더 많이 선행학습을 했다.
응답자의 30.9%는 수학의 경우 수업 시간에 배우는 내용보다 시험 문제가 어렵다고 생각했다. 특히 고교생은 수학 수업에서는 기본적인 내용만 배우는데 시험에는 심화문제가 나온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43.1%였다.
보고서는 “선행학습을 줄이려면 학생 학습 속도를 고려해 교육과정의 범위를 축소하고 수준별 수요에 맞출 수 있도록 교육과정 운영·편성의 자율성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