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 ‘제왕의 몰락’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올랐던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올 시즌 부진에 허덕이며 중위권 팀으로 전락했다.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22년 만에 맞은 최악의 위기다. 1부 리그에서 20차례, 축구협회(FA)컵에서 11차례,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3차례 우승하며 유럽의 절대 강자로 군림했지만 올 시즌엔 무관로 마감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맨유는 이미 두 개의 컵대회 타이틀을 놓쳤다. 지난 23일 캐피털원컵 준결승 2차전에서는 기성용(25)의 소속팀 선덜랜드에 승부차기 패배를 당하며 탈락했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도 64강에서 좌절했다.
프리미어리그의 경우 우승권과 멀어졌다. 16경기를 남긴 현재까지 중간전적 11승4무7패로 7위에서 맴돌고 있다. 상위권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두 아스날과 2위 맨체스터시티 등의 강세를 감안하면 맨유의 역전 우승은 커녕 중위권 탈출도 어려워보인다.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는 그나마 16강에 진출했지만 아무도 우승 후보로 보지 않는다.
맨유의 추락은 감독의 부진한 지도력과 선수들의 잇단 부상 때문이다. 데이비드 모예스(51·사진) 감독은 간판 공격수 웨인 루니(29)와 과거의 반목을 해결하지 못하고 장외 설전을 벌이고 있다. 2002년부터 2년간 에버튼에서 모예스 감독의 지도를 받다 갈등을 빚고 떠난 루니는 올 시즌 맨유에서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24년간 팀을 이끌고 떠난 알렉스 퍼거슨(73) 전 감독의 후광도 모예스 감독이 선수단 장악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다.
공격수 로빈 판 페르시(31·네덜란드)와 미드필더 루이스 나니(28·포르투갈), 마루앙 펠라이니(27·벨기에), 애슐리 영(29) 등 핵심 전력의 연이은 부상도 맨유의 추락을 부추긴 원인이다. 최근에는 루니까지 부상자 명단에 포함되면서 선수단 구성 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맨유의 후반기 변수는 24일 첼시로부터 영입한 미드필더 후안 마타(26·스페인)다. 마타는 지난 시즌 첼시에서 20골 28어시스트를 작성한 중원 전력의 핵심이었지만 올 시즌엔 1골 2어시스트로 부진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