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돌아온 황제’ 하지만 한국이 아닌 러시아로… 새 조국에 첫 금메달 안긴 안현수

[소치올림픽] ‘돌아온 황제’ 하지만 한국이 아닌 러시아로… 새 조국에 첫 금메달 안긴 안현수

기사승인 2014-02-15 21:35:00

[쿠키 스포츠]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29)가 새로운 조국 러시아에 첫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선사했다.

안현수는 15일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1분25초325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러시아로 귀화한 뒤 첫 번째 올림픽 금메달이다. 지난 1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남자 1500m 결승에서는 동메달로 첫 번째 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현수는 전광판 순위표 최상단에 있는 자신의 이름을 확인한 뒤 엎드려 바닥에 입을 맞췄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러시아 관중은 이런 안현수에게 뜨거운 함성으로 화답했다. 안현수는 자신의 바로 뒤에서 두 번째로 결승선을 지난 러시아의 동료주자 블라디미르 그리고레프(32·1분25초399)와 부둥켜안았다. 함께 러시아 국기를 흔들며 환호와 박수를 보내는 관중에게 인사했다.

안현수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3관왕을 달성하며 쇼트트랙 강국인 한국의 간판으로 올라섰다. 그러나 대한빙상경기연맹 쇼트트랙대표팀의 오랜 파벌 논란과 2010년 소속팀 성남시청의 해산, 자신의 부상 등으로 암흑기를 보냈다. 엇갈린 여론 속에서 포화를 맞으며 2011년 12월 러시아로 귀화했다. 지난달 유럽 쇼트트랙선수권대회에서 3관왕을 달성하며 올림픽 금메달을 예고한 안현수는 국적을 바꾸고 출전한 첫 번째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설움을 달랬다.

안현수와 남자 1000m 결승에서 대결한 신다운(21)은 4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메달을 놓쳤다. 이 마저도 경쟁자와의 충돌로 실격 판정을 받으면서 순위표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한국은 쇼트트랙 부문 순위에서 심석희(17)의 여자 1500m 은메달과 박승희(22)의 여자 500m 동메달로 4위다. 러시아는 안현수의 금·동메달에 그리고레프의 은메달을 더해 부문 2위로 도약했다.

안현수는 오는 18일 남자 500m 예선과 오는 22일 5000m 계주 결승에서 다관왕에 도전한다. 안현수에게 500m는 주력종목이어서 메달권이 유력하다. 5000m 계주의 경우 안현수를 앞세운 러시아가 1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안현수는 대회를 마친 뒤 통역으로 러시아 쇼트트랙대표팀 코칭스태프로 동반한 여자친구 우나리(30)씨와 결혼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김철오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