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29)가 국적을 바꾸고 처음 차지한 올림픽 금메달을 여자친구 우나리(30)씨의 목에 걸었다.
안현수는 16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인스타그램을 통해 “모두에게 감사하다. 우리는 러시아에서 가장 행복한 연인인 듯 하다”며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자신이 획득한 금메달을 우씨의 목에 걸고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자신의 목에는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손에 넣은 동메달을 걸었다. 우씨는 안현수의 얼굴에 입을 맞추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안현수는 전날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대회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1분25초325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러시아로 귀화한 뒤 첫 번째 올림픽 금메달이다. 지난 1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남자 1500m 결승에서는 동메달로 첫 번째 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현수는 전광판 순위표 최상단에 있는 자신의 이름을 확인한 뒤 엎드려 바닥에 입을 맞췄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러시아 관중은 이런 안현수에게 뜨거운 함성으로 화답했다. 안현수는 자신의 바로 뒤에서 두 번째로 결승선을 지난 러시아의 동료주자 블라디미르 그리고레프(32·1분25초399)와 부둥켜안았다. 함께 러시아 국기를 흔들며 환호와 박수를 보내는 관중에게 인사했다.
안현수는 대회를 마친 뒤 러시아 선수단의 코칭스태프이자 자신의 통역으로 동행한 우씨와 결혼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안현수가 우씨의 목에 금메달을 걸고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자 우리나라 인터넷은 다시 한 번 요동쳤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이 현재 ‘노메달’이어서 상실감은 더 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우리나라 네티즌들은 “우씨의 목에 걸린 금메달이 우리의 것이었어야 했다. 빼앗긴 게 아니라 놓친 것”이라거나 “안현수의 귀화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대표팀에서 파벌 싸움은 더 이상 벌어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