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서포터스가 내건 ‘일본인만 출입’(JAPANESE ONLY) 걸개로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던 우라와 레즈가 결국 무관중 경기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J리그 팀이 인종차별 걸개로 징계를 받은 것은 처음이다.
13일 일본 닛칸스포츠 등에 따르면 J리그 무라이 미츠루 의장은 도쿄 JFA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제의 인종차별적 현수막 게시를 막지 못한 우라와 팀에 대해 오는 23일 우라와 홈에서 열리는 시미즈 S펄스전을 무관중 경기로 치르도록 하는 중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무라이 의장은 앞서 이날 오전 우라와 구단의 후치다 게이조 사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뒤 최종 처분을 결정했다.
인종차별적 걸개로 인한 무관중 경기는 J리그 사상 가장 무거운 징계다.
J리그가 서둘러 이 같은 중징계를 내린 것은 국제축구연맹(FIFA)을 필두로 축구장 내 인종차별 문제을 근절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트위터 등 SNS로 문제의 걸개그림이 퍼지며 J리그 이미지 실추에 대한 우려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무라이 의장은 “인종차별 행위에 대해 J리그를 총괄하는 의장으로서 지대한 폐를 끼친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시미즈 원정 응원석을 포함해 완전한 무관중 경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라와 서포터스들은 지난 8일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에서 열린 사간 토스와의 리그 2라운드 홈경기에서 서포터스석 쪽 출입구에 문제의 걸개를 내걸어 물의를 빚었다.
걸개는 최근 우라와에 입단한 이충성(29·일본명 리 타다나리)을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재일교포 4세로 청소년 시절 한국대표팀을 꿈꿨던 이충성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일본 국적을 선택했다. 이충성은 2011년 아시안컵에서 기적과 같은 멋진 결승골을 넣으며 일본에 우승을 안겼지만 일부 일본 축구팬들은 그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이충성은 이날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한국인도, 일본인도 아닌 축구인으로서 골을 넣었다”며 국적으로 인해 겪은 심적 고통을 내비치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