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D 치료제 천식까지 잡는다

COPD 치료제 천식까지 잡는다

기사승인 2014-03-14 10: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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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알레르기천식면역학회서 연구 발표 줄이어

[쿠키 건강]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제들이 천식 치료제로 변신을 앞두고 있다. 임상에서 천식효과가 입증됐거나 일부는 진행 중이어서 향후 새로운 천식치료 옵션으로 자리잡을지 주목된다.

COPD와 천식은 이론적으로 분명히 다른 질환이지만 증상이 유사해 임상 현장에서 이를 구별해내기란 쉽지 않다. 일선 의사들은 학회, 연수강좌 등에서 전문가들이 설명할 때는 알 것 같아도 실제 임상현장에서 환자를 만나면 구분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도 지난 2011년에 국내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두 질환을 구별하기가 어렵다고 언급할 정도다.

이처럼 정확한 진단의 어려움은 고스란히 치료제 선택의 어려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증상을 잘 조절해야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같다. 이런 점에 착안, 기존의 COPD 치료제들이 천식 영역도 넘보고 있다.

대표적인 COPD 치료제인 티오트로피움(제품명 스피리바)은 최근 중증에 이어 경증 천식에 대해서도 효과를 입증하면서 사실상 모든 검증을 마친 상태다. 또 호흡기 악화를 예방하는 경구용 약제 로플로밀라스트(제품명 닥사스)도 천식에서의 효과를 입증했다. 인다카테롤(제품명 온브리즈)도 현재 천식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연구가 한창이다.

◇티오트로피움, 경증 천식 개선 효과

올해 미국알레르기천식면역학회(AAAAI)에서 발표된 연구 중 주목할 만한 내용은 티오트로피움의 천식효과다. 티오트로피움의 천식효과는 지난 2012년 유럽호흡기학회(ERS)에서 처음 나왔는데 당시 결과는 ICS/LABA로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지속되는 중증 이상의 환자에 대한 효과였다.

이번에는 저용량 흡입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ICS) 치료를 받고 있는, 비교적 경증 천식 환자들의 효과로 1차 치료제의 가능성에 대한 내용이다.

총 464명의 환자들을 티오트로피움 레스피멧 5ug군, 2.5ug군, 위약군 등으로 나눠
1차 종료점으로 12주 시점에서 최대(0-3h) FEV1 반응을 평가한 결과, 5ug군의 최대 FEV1 변화는 위약군과 비교해 128mL가 차이났고, 2.5ug은 159mL로 모두 호흡기 기능을 현저하게 개선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모두 p<0.001). 최저 FEV1 또한 5ug에서는 위약과 비교해 122mL 차이를 보였고, 2.5ug에서는 110mL로 나타났다(p=0.003).

이 연구가 나오면서 티오트로피움은 경증에서부터 중등증 그리고 중증 등 모든 단계의 천식에서 효과를 입증한 약물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의 주저자인 피사의대 Pierluigi Paggiaro 교수는 "치료를 받고 있더라도 이중 최소 40%에서 증상이 지속되며 이를 방치하면 급성 악화나 천식악화의 위험이 상당히 높아질 수 있다. 이에 따라, 각기 다른 천식의 중증도 전반에서 새로운 치료 옵션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학회기간에는 천식 환자를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제3상 임상인 MezzoTinA-asthma 임상의 새로운 하위군 결과도 발표됐는데 중등도 용량의 ICS 유지 요법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지속되는 천식 환자에서 1일 1회 티오트로피움으로 치료하면 환자의 알레르기 정도에 상관없이 기도 폐쇄를 감소시켜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지난해 유럽호흡기학회(ERS 2013)에서는 티오트로피움의 메타분석 연구결과가 발표됐는데 이 연구에서도 천식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왔다.

◇로플루밀라스트 추가시 천식조절 향상

경구용 COPD 치료제인 로플루밀라스트도 천식에 효과가 확인됐다. 이 결과 또한 AAAAI에서 발표됐다.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중증 천식환자 80명을 두 군으로 나눠, 한 군은 GINA 가이드라인에 따른 표준치료에 1개월간 로플루밀리스트 500mg을 추가했고, 다른 한 군은
표준치료만 실시했다. 그 결과 천식 조절률은 로플루밀라스트를 추가한 군에서 17%, 단순히 표준치료만한 군에서는 2.94%였으며, 부분 조절률은 각각 33%와 18%였다.

연구팀은 고용량 흡입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제제를 사용해서 조절에 실패하는 증증 천식환들에게 로플루밀라스트를 투여하면 추가적인 조절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좀더 큰 규모 연구를 통해서도 다시 한 번 입증해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인다카테롤, 2상 임상 진행

이와 함께 COPD 치료제로 쓰이는 인다카테롤(QAB149)도 현재 지속적 천식 환자를 대상으로 한 2상임상 연구(NCT01959412)가 진행 중이다. 이 연구의 주목적은 5개의 서로 다른 용량을 위약과 비교해 최적의 용량을 찾아내기 위함이며 동시에 효과와 안전성도 검증한다. 연구가 종료돼 발표가 임박한 상황이다.

이처럼 다양한 약물들이 천식효과를 입증하면서 향후에는 호흡기 환자들의 증상조절에서는 약물선택의 폭이 한층 더 넓어질 전망이다.

오연목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는 "COPD와 천식은 치료전략이 다르지만 중증 단계로 넘어가면 사용할 수 있는 약제는 같기 때문에 결국 치료전략이 유사하게 된다"고 말해 적응증이 추가될 경우 새로운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다만 경증~중등증에서는 COPD의 경우 추가적인 효과를 얻기 위해 다른 계열의 약물을 추가하는 데 비해 천식은 약물용량을 증량하고 있어 약간의 차이는 존재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박상준 기자 sjpark@monews.co.kr

송병기 기자
sjpark@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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