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드레스덴선언 강력비난 이유는…

北, 드레스덴선언 강력비난 이유는…

기사승인 2014-04-06 16:58:00
[쿠키 정치] 북한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통일 구상인 ‘드레스덴 선언’에 대해 연일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비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북한의 최고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을 통한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았지만 각종 매체를 통한 비난 수위는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게 전반적 평가다. 특히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의 공식 매체가 사실상 북한 당국의 공식 입장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현재로서 북한이 거부 반응을 보인다는 점만큼은 분명하다.

이처럼 북한이 드레스덴 선언 비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보다 자신들의 체제가 흡수될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의 구상이 북한이 주장하는 연방제 통일이 아니라 북측이 남측에 흡수되는 독일식 통일 구상이라는 것이다. 이 구상을 거듭 ‘반체제 위협’이라고 비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북측의 이런 입장은 노동신문에 잘 드러난다. 노동신문은 지난 3일자에서 박 대통령의 지난달 독일 방문을 ‘범죄적인 반통일 대결행각’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에 대해선 “평화적 방법으로 통일을 이룩하고 민족공동의 번영을 이룩하는 가장 합리적인 방도인 연방제 통일을 부정하고 범죄적인 ‘체제통일’ 시도를 본격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측이 오래전부터 주장해온 ‘1국가 2체제 2정부’ 형태의 연방제 통일과는 동떨어진 체제 통일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6일 “북한이 주장하는 연방제는 남북이 서로 사상과 제도를 그대로 인정하고 양측이 동등하게 통일정부를 세워 각각 지역자치제를 실시하는 연방공화국을 만들자는 것”이라며 “북한에선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을 흡수통일 방안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동신문은 지난 1일에도 “박근혜가 추구하는 통일은 우리의 존엄 높은 사상과 제도를 해치기 위한 반민족적인 체제통일로, 흉악한 속심(속내)”이라고 비난했다. 조선중앙통신도 지난달 31일 “잡동사니들을 이것저것 긁어모은 것”이라고 비꼬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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