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하남동 주민센터에 ‘바나나 천사’…15상자 놓고 사라져

광주 하남동 주민센터에 ‘바나나 천사’…15상자 놓고 사라져

기사승인 2014-04-10 20:32:00
[쿠키 사회] 익명의 기탁자가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달라며 주민센터에 바나나 15상자를 놓고 사라져 주위를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10일 오전 10시쯤 광주 광산구 하남동 주민센터에 30대 후반의 한 남성이 들어와 공무원에게 “바나나 드리러 왔는데요”라고 말을 걸었다. 남성은 이 한마디를 건넨 뒤 주민센터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 남성을 따라 밖으로 나간 공직자는 주민센터 현관 옆에 쌓인 바나나 상자들을 발견했다.

90송이 바나나가 15개의 상자에 고루 담겨있었다. 주민센터 공무원들은 고마운 마음에 이름이라도 알려달라고 거듭 부탁했다. 하지만 이 남성은 “아이들과 어려운 가구에 나눠달라”는 말만 남기고 곧장 자리를 떠났다. 하남동 주민센터는 기탁자의 뜻을 존중해 지역 4개 아동센터와 장애인복지관에 기증받은 바나나를 전달했다. 이 남성은 수년째 이 주민센터에 이웃돕기용 물품을 놓고 사라지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2011년 1월 20㎏짜리 쌀 50포대를 시작으로 2012년 9월 포도 50상자, 지난해 9월 포도 50상자, 지난 1월 5㎏짜리 사과상자 50개를 전달했다.

하남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바나나를 주신 ‘이름 없는 천사’에게 감사드린다”며 “살맛나는 지역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광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장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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