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국내 정보 활동 파트를 축소·폐지하고 남는 인력을 대북 정보 수집이나 대공 파트 등으로 돌리자는 구조조정 방안은 정치권 등에서 오래전부터 논의돼 온 사안이다. 국정원이 자체 TF를 통해 이를 구체화시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자기통제시스템 구축은 대공 수사나 첩보 수집 활동 과정에 대한 좀 더 엄격한 감시 기능을 마련하겠다는 정도로 해석된다.
남 원장이 직접 밝힌 셀프 개혁 약속이 제대로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국정원의 셀프 개혁 약속은 이번이 두 번째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7월 8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대선 개입 및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등으로 위기에 빠진 국가정보원에 “이번 기회에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며 “개혁안을 (국정원) 스스로 마련해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첫 번째 ‘국정원 셀프 개혁’ 지침이었다. 개혁 방향으로는 대북 정보 기능 강화, 사이버테러 대비, 경제안보 강화 등이 제시됐다.
국정원은 박 대통령의 지시 5개월 뒤인 지난해 12월 12일 자체 개혁안을 공개했다. 국회와 정당, 언론사에 대한 연락관(IO) 상시출입 제도 폐지, 모든 직원에 대해 정치개입 금지 서약 의무화, 퇴직 후 3년 동안 정당 가입 및 활동 금지, 부당명령심사청구센터와 적법성심사위원회 마련, 방어심리전 시행규정 마련 등이었다. 국정원의 1차 셀프 개혁안 중 일부는 국회 국정원개혁특위 논의를 거쳐 지난해 연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실질적인 개혁 내용을 담지 못한 용두사미 개정안’이라는 평가를 들어야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