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용정보원은 청년 니트 1500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한 결과 82.9%가 과거에 일한 경험이 있었지만 비정규직이었다는 비율이 50.2%로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계약기간이 만료됐거나 근무조건이 나빠서 직장을 그만뒀다는 응답은 전체의 29.7%를 차지했다. 최근에 일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희망조건에 맞는 일자리가 없어서’(17.9%), ‘당분간 쉬고 싶어서’(17.2%), ‘채용단계에서 계속 통과하지 못해서’(15.7%) 등 노동시장에서 좌절한 경험을 반영한 대답이 많았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니트 인구는 2011년(100만8000명)에 이미 100만명을 돌파했다. 반면 청년층(15~34세) 인구는 2008년 1369만6000명에서 2011년 1346만8000명으로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니트 중 38.8%는 전문대졸 이상 고학력자다.
그러나 니트는 정부가 발표한 청년고용대책의 사각지대에 있다. 정부는 지난 15일 발표한 ‘일자리 단계별 청년고용 대책’에서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고졸자에게 최대 300만원(최대 3년)의 근속장려금을 지급하고, 군입대자를 재고용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청년층의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 청년고용률을 높이는 핵심대책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니트처럼 노동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실패를 경험한 이들에게는 무용지물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청년들이 노동시장에 들어오려면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본다. 정연순 고용정보원 생애진로개발센터장은 “청년니트는 대부분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데다 심리적 불안감도 크다”며 “기존의 고용중심 대책에서 벗어나 심리치료 서비스, 주거 지원 등의 종합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세종=국민일보 쿠키뉴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