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터 한켠에 의류 직매장이 생겨났고 이후 중대형 패션 아울렛 매장들이 속속 들어서더니 지금은 일대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도심형 쇼핑타운으로 변모했다. 현재 가산동은 연간 8000억원 규모의 패션 상권이 형성돼 있다.
마리오아울렛과 W몰 등 대형 아울렛 외에 한섬팩토리아울렛, 옛 제일모직이었던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과 파크랜드 등 유명 브랜드 상설할인매장도 자리 잡고 있다. 단독 브랜드의 아울렛들도 근거리에 대거 들어섰다. 이월상품을 백화점의 절반 이하 가격으로 살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실속파 고객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주말에는 하루 평균 30만명이 다녀갈 정도다.
한동안 잠잠했던 가산 패션타운 경쟁에 현대백화점이 불을 붙였다. 현대백화점은 2일부터 W몰 맞은편(옛 가산동 68-3번지)에 있던 하이힐아울렛 건물에 ‘현대아울렛 가산점’이라는 간판을 달고 복합쇼핑몰 영업을 새로 시작한다. 하이힐아울렛은 지난해 3월 문을 열었지만 장사가 안돼 1년 만에 영업을 종료했다.
현대아울렛 가산점은 지하 1층, 지상 9층에 총 영업면적은 3만9000㎡다. 미샤, 오브제 등 90개 브랜드가 새로 입점했고 젊은층이 선호하는 영캐주얼 브랜드를 대폭 보강했다. 특히 타임 옴므, 시스템 옴므, 마인, 쥬시꾸뛰르 등 현대백화점 계열인 한섬 브랜드 입점수를 늘렸다. 현대백화점은 연간 2000억원 매출 목표를 잡았다.
현대백화점이 가세했지만 경쟁 업체인 마리오아울렛과 W몰 등은 우려보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현대백화점이 가진 브랜드 파워와 프로모션 공세로 경쟁이 치열해지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는 가산 패션타운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서울 전역 및 수도권을 상대로 고객층을 폭넓게 확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현대아울렛과의 경쟁을 위해 마리오아울렛과 W몰이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브랜드 다양화에 나서면서 가산 패션타운 일대가 질적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W몰은 매장 리뉴얼을 통해 편의 공간을 개선하고 상품군도 재조정했다. 마리오아울렛도 지난해 9월 3관을 새롭게 오픈하고 1관을 리뉴얼하는 등 쇼핑 공간 확충에 나섰다. 13만2000㎡으로 면적만 늘어난 게 아니라 입점 브랜드수도 600여개나 된다. 세계 최대 규모(16만㎡)로 알려진 중국의 ‘칭푸 아울렛’(250개 브랜드)보다 많다는 설명이다.
W몰 관계자는 1일 “현대아울렛, 마리오아울렛 등과 협력해 가산 패션타운을 서울의 대표적인 패션 쇼핑타운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