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는 9일 긴급민생대책회의에서 세월호 사고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지난달 신용카드 사용규모를 들여다본 결과 레저·요식·숙박업에서 소비 둔화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골프연습장과 노래방 등 레저업 매출의 경우 4월 상반기(1~15일)에는 전년동기대비 12.9% 늘었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인 하반기(16~30일)에는 -3.6%로 급락했다. 일반음식점은 같은 기간 13.4%에서 8.4%로, 유흥주점업 매출은 2.1%에서 -6.4%로 줄었다. 숙박업도 단체여행을 취소하는 사례가 늘면서 콘도업이 10.0%에서 -1.0%로 크게 감소했다.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도 지난달 후반으로 갈수록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첫째주 백화점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4.5% 늘었지만 지난달 넷째주에는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지난달 백화점(-0.1%)과 할인점(-3.7%) 매출은 실적이 부진했던 지난해 4월보다 더 떨어졌다. 이형일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지난해 4월에는 할인점 의무휴업이 늘어나는 등 영업일수가 줄어 실적이 부진했었다”며 “그때보다 더 좋지 않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소비가 부진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이날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3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1.6% 증가했으나 4월 소매판매의 경우 세월호 사고 등의 영향으로 전월보다 둔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설비투자 실적도 부진하다. 지난 3월 설비투자지수는 운송장비 투자확대로 1.5% 증가했으나 1분기 전체로는 전기대비 5.1% 감소했다.
다만 기재부는 전반적인 산업활동은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본다. 1분기 지표를 보면 설비투자를 제외하고 광공업생산(0.3%) 등이 개선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세월호 참사 이후 위축된 소비가 얼마나 빠르게 회복되느냐가 경기회복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종=국민일보 쿠키뉴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