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MBC 보도국 간부가 세월호 유족들을 향해 심각한 수준의 비하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12일 미디어오늘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MBC 보도를 총괄하는 박상후 전국부장이 지난 8일 ‘중계차 차라리 철수하게 돼서 잘 된 거야. 우리도 다 빼고…. 관심을 가져주지 말아야 돼 그런 X들은…’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발언은 당시 안산 합동분향소를 방문한 KBS 임창건 보도본부장 등 일부 간부들이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발언으로 유족들로부터 격한 항의를 받고 팽목항에서 KBS 중계 천막이 철거되는 상황이 발행하자 나온 것이라고 미디어오늘은 전했다. 박 부장은 이어 ‘뭐하러 거길 조문을 가. 차라리 잘됐어. 그런 X들 (조문)해 줄 필요 없어’라고도 했다고 미디어오늘은 덧붙였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이성주)는 12일 성명을 통해 박 부장의 발언을 공개하고 “이는 개인의 돌출행동을 넘어선, 보도국 수뇌부 전체의 양식과 판단기준에 심각한 오류와 결함을 보여주는 한 단면일 뿐이라 판단한다”고 비판했다.
박 부장은 이에 대해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박 부장은 ‘뉴스데스크’를 통해 유가족을 폄하하는 보도를 했다는 비판을 내부 기자들로부터 받았다. 박 부장은 지난 7일 ‘뉴스데스크’ 데스크 리포트 ‘분노와 슬픔을 넘어’에서 민간잠수사 이광욱씨의 죽음과 다이빙벨 실패를 다루면서 “잠수가 불가능하다는 맹골수도에서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것”이라며 “조급증에 걸린 우리 사회가 왜 잠수부를 빨리 투입하지 않느냐며 그를 떠민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라고 전했다. 박 부장은 “실제로 지난달 24일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해양수산부장관과 해양결찰청장 등을 불러 작업이 더디다며 압박했다”고 했다. 이광욱씨 죽음이 실종자 가족들의 조급증과 압박으로 인한 사고로 본 셈이다.
박 부장은 MBC 기자 121명이 12일 오전 자신의 리포트를 비판하며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하자 후배 기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적극 가담이든 단순 가담이든 나중에 확인되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고 미디어오늘은 전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