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맹공에 박원순 “할말 없어서 이러는 줄 알아요?”

정몽준 맹공에 박원순 “할말 없어서 이러는 줄 알아요?”

기사승인 2014-05-19 20:23:00

[쿠키 정치] 6·4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정몽준,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가 19일 첫 토론회에서 난타전을 벌였다.

중견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총무 이용식)이 주최한 이날 토론회 초반부는 정 후보가 현 시장인 박 후보를 정면 공격하고, 박 후보는 정책 홍보를 로 대응해 ‘창과 방패’의 양상으로 흘렀다.

하지만 1대1 주도권 토론부터 정 후보가 집중 공세를 퍼붓고 박 후보는 강하게 맞받아치면서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 후보는 지하철 공기질 공동조사 제안과 관련해 “박 후보는 말로는 좋다고 해놓고 실제 아무 연락이 없었다”면서 “대신 슬그머니 지하철 환풍기 가동시간을 늘렸는데 이것은 증거인멸 시도”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지금은 시장이 아니라 후보인데 (환풍기를) 돌리라고 했다면 불법 관권선거”라고도 주장했다.

박 후보는 지하철 공기질 논란에 “지하철 안 공기질은 법규에 따라 엄격하고 적정하게 관리하고, 온라인에 완전 공개하고 있다”면서 “대기질에 이상이 있다면 얼마든지 함께 조사해야 하고, 안전공약과 더불어 함께 논의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어진 주도권 토론에서 정 후보가 “박 후보는 돌고래를 바다에 방생하는 데 7억6000만원을 썼다. 북한 동포 인권이 돌고래보다 못하냐”라고 공격하면서 열기가 더욱 뜨거워졌다. 박 후보는 “이런 말씀은 철 지난 색깔론”이라며 “정 후보가 마을공동체나 협동조합을 안하겠다는 것은 시대 흐름과 반대로 가는 것”이라고 역공을 폈다.

정 후보의 이념 공세가 이어지면서 두 후보간 신경전은 절정에 이르렀다.

정 후보는 “박 후보의 편향된 국가관에 대해 질문드리겠다”면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에 대한 박 후보의 인터뷰 발언과 관련, “북한이 핵미사일로 우리나라를 불바다로 만들겠다는 상황에서 공산화 활동을 자유롭게 해주는 것은 우리나라를 송두리째 북한에 갖다 바치는 게 아닌가 염려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근거가 박약하고 왜곡 또는 확대해석한 이야기로, 서울시민들이 이런 철 지난 색깔론에 설득당하겠나”라며 “상대방의 삶에 대해 예의는 있어야 한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정 후보에 대해 할 말이 없어서 이러는 줄 아느냐. 많은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라며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의 쟁점 중 하나로 떠오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재추진에 대해서도 시각차가 뚜렷했다.

정 후보는 “박 후보께서 시장 취임 후 본인의 부정적인 발언으로 투자가치를 훼손한 것은 없는지 생각해야 한다”며 실패 책임을 박 후보에게 돌렸다. 그러나 박 후보는 “성급한 접근은 7년간 재산권이 묶이고 찬반양론으로 갈라진 서부이촌동 주민의 상처를 악화하는 일”이라면서 “철도기지창 부지와 나머지 지구를 분리개발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최대 이슈로 부각한 안전 문제에 관해서도 정 후보는 “서울시 안전예산이 오세훈 전 시장 때보다 1000억원 줄었다”고 주장하자, 박 후보는 “사실이 아니다. 서울시 안전예산은 6.9% 늘었다”라고 반박했다.

서로의 공약에 관한 공방전 역시 치열하게 전개됐다.

정 후보는 “박 후보가 임기 중 임대주택 8만호를 초과 공급했다고 하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한전 부지와 코엑스를 묶어 개발하겠다는 것도 오세훈 전 시장이 4∼5년 전에 이미 언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저희 분석에 따르면 정 후보의 64개 공약 중 82.8%는 서울시가 이미 추진하는 것이고, 서울에서 중국까지 배로 가게 한다는 공약 등 나머지는 대부분 오 전 시장 시절 감사원에서 지적됐던 것”이라고 받아쳤다.

네거티브 선거를 하지 않겠다는 박 후보의 선언과 관련, 정 후보는 “그런 말씀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3년 전 나경원 후보의 1억원 피부과 네거티브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며 비판을 가했다.

박 후보는 “지금 이 자리에서는 얼굴을 붉히지만, 선거 끝나고는 다시 북한산에 같이 가자”라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아들 병역에 대한 일각의 문제제기에 대해 “병역문제는 무혐의인데도 아직도 그러는 분들이 있다. 이번에는 용서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강하게 대응하기도 했다.

토론을 마친 뒤 정 후보는 취재진과 만나 “지하철 공기질에 관해 사실을 규명하자고 했는데 박 후보에게서 팩트를 들으신 게 있나”라며 박 후보가 구체적인 답변을 피해갔다고 비판했다. 반면 박 후보는 토론 후 “최선을 다했다”면서 정 후보의 맹공에 대해 “도전자이시니 그러셔야죠. 이해한다”라며 여유있게 넘어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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