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몰카 설치해 수억원 뜯어낸 일당 구속

병원에 몰카 설치해 수억원 뜯어낸 일당 구속

기사승인 2014-05-22 20:38:00
[쿠키 사회] 서울과 경기지역 병원들에 카메라를 몰래 설치해 위법 행위를 찍은 동영상을 미끼로 병원들로부터 수억원을 뜯은 일당이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무자격자가 수술하는 장면을 언론에 유포하겠다며 병원에 돈을 요구한 혐의(공동공갈 등)로 허모(33)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또 병원 측의 부탁을 받고 이들의 ‘입막음’을 위해 해결사 노릇을 한 염모(54)씨 등 2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허씨 등은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서울·경기지역 병원 7곳의 수술실 내부 천장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 척추 관련 수술을 할 때 의사자격증이 없는 이들이 집도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알고, 이를 이용해 돈을 벌 계획에서였다. 이들은 해당 병원에 의료기기를 납품해온 영업사원 출신이어서 병원 구조와 내부사정에 밝았다.

범행수법도 치밀했다. 허씨 등은 통제구역인 수술실을 출입할 때 병원 관계자가 누르는 출입문 비밀번호를 알아내기 위해 수술실 입구에 먼저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 그 다음 단계로 직원 이동이 뜸한 새벽시간대에 수술실로 들어가 몰래카메라를 달았다. 이들은 촬영한 수술 장면을 미끼로 병원 7곳을 상대로 51억원을 요구했고, 이 중 6곳으로부터 5억원을 받아 챙겼다. 하지만 금품 요구를 거절한 병원 한 곳이 신고해 이들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염씨 등은 병원 측과 함께 협상 장소로 나갔고, 촬영 원본과 돈을 교환해 달아나려는 허씨 일당에게 “무자격자의 수술 사실을 외부에 알리면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협박해 500만원을 갈취했다. 경찰 관계자는 “돈을 건넨 병원에 대해서도 불법 의료행위가 있었는지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백상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