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1기 내각’ 실패 판단… 조각 수준 개편 예고

박근혜 대통령 ‘1기 내각’ 실패 판단… 조각 수준 개편 예고

기사승인 2014-05-24 00:08:00
[쿠키 정치] 박근혜 대통령은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을 신호탄으로 6·4지방선거 이후 사실상 조각 수준의 전면 교체를 단행할 것으로 예측된다. 청와대와 여권은 박 대통령이 ‘세월호 정국’을 거치며 책임능력 부재를 여실히 드러낸 현 내각을 사실상 실패로 판단하고, 대대적 인적 쇄신을 통해 새로운 집권 2년차 국정 운영의 시동을 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장관 교체가 불가피한 안전행정부 해양수산부 교육부 등은 물론 지난해부터 위기대응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던 ‘현오석 경제팀’도 사실상 대폭 물갈이할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물론 여권 내부에서도 현 경제팀의 업무 및 위기관리 능력이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여권 관계자는 23일 “그동안 업무 추진능력이나 정무적 판단 과정에서 신뢰를 잃거나 쇄신 필요성이 불거진 부처 장관들을 바꿔야 한다는 게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박 대통령은) 새로운 피를 수혈해 공직사회 전면 개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박 대통령은 국가 대(大)개조 차원의 혁신 의지로 2기 내각을 무장시키고, 이를 통해 지난 19일 밝힌 대국민 담화의 후속조치를 차질 없이 실행할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안 후보자도 전날 소감 발표를 통해 책임총리제 구현 의지를 강력하게 밝힌 만큼, 내각도 사실상 ‘책임장관’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따라 비정상의 정상화,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등 국정과제를 뚝심 있게 밀어붙일 리더십 있는 인사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무회의 석상에서 받아쓰는데 급급하면서 자신의 정책 견해를 밝히지 못하는 이른바 ‘이류 장관’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는 게 청와대·여권의 기류다.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책임장관의 역할과 위상 정립을 위해 자신부터 기존 만기친람식 업무 스타일에 변화를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장관에게 자율성을 대폭 부여하되 업무성과에는 반드시 책임을 묻는 식으로 국정 운영을 바꿀 것이라는 의미다.

박 대통령은 내각 전면 교체에 앞서 이르면 다음주 초 공석인 국가정보원장과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내정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후임 국정원장과 안보실장 인사와 관련해 이미 후보를 압축한 뒤 막바지 검증작업을 벌이고 있다.

후임 국정원장에는 이병기 주일대사가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업 외교관 출신의 이 대사는 2007년 박 대통령의 대선후보 경선 캠프에서 선거대책부위원장을 맡았고 지난 대선 때는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고문을 지냈다. 국정원 전신인 안기부 2차장도 역임했다. 청와대 내부에선 차기 국정원장에는 군이 아닌 민간 출신 인사가 임명돼야 하는 기류가 강하다고 한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후임으로는 김관진 현 국방부 장관이 거론된다. 국가안보에 중점을 두는 조직 특성상 안보실장은 군 출신이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여권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이밖에 김숙 전 유엔주재 대사는 국정원장, 안보실장 후보로 모두 언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국정원장, 안보실장 후보자를 발표한 뒤 지방선거를 거쳐 안 총리 후보자의 제청을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대폭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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