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치매노인 학대 건수가 매년 늘어 5년 만에 3배 수준인 2.83배(276→782건)로 증가했다.

29일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신고가 접수된 치매 노인 학대는 2007년 276건, 2008년 374건, 2009년 399건, 2010년 577건, 2011년 622건, 2012년 782건 으로 늘어났다.

치매가 없는 일반 노인에 대한 학대 건수가 2007년 2036건, 2008년 1995건, 2009년 2275건, 2010년 2491건, 2011년 2819건, 2012년 2642건 등으로 소폭의 등락한 것에 비해 급격한 상승세이다.

권순만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수명이 연장되다보니 치매 환자가 늘어난 만큼 학대 건수도 늘고 있다”며 학대증가 원인을 설명했다. 권 교수는 “치매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요양 시설과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양질의 서비스가 이뤄지지 못하고 학대로 이어진다.”고 지적하고 “정부는 장기요양보험을 확대하고, 개인은 치매 증상이 보이면 서둘러 병원을 찾아 진행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말했다.

치매 노인에 대한 학대의 유형은 신체적 학대, 정서적 학대, 재정적 학대, 성적 학대, 방임, 유기 등이다.

지난 3월 춘천의 한 요양시설에서는 치매노인의 관리가 힘들다는 이유로 휠체어와 함께 테이프로 상체를 감아 결박한 요양관리자 5명이 검거됐다. 이들은 공동세면장 출입문을 열어둔 채 공개적으로 몸을 씻겨 성적 수치심을 준 혐의도 받고 있다.

또 지난해 11월 대구의 노인요양원에서 80대 치매노인이 요양보호사에게 폭행을 당했다. 팔이 찢어지고 온몸에 멍이 든 것을 구청과 노인보호전문기관이 실사를 거쳐 노인학대로 확인,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요양원측은 7시간 넘게 할머니를 방치하다 뒤늦게 병원에 데려가 팔을 꿰맸지만 가족에게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보건복지부는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비율도 2008년 8.4%에서 2012년 9.1%로 해마다 늘고 있다고 밝혔다.

2012년의 경우 남성 15만6000명, 여성 38만5000명 등 총 54만1000명이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추세라면 치매 인구는 2030년 127만명, 2050년에는 271만명으로 20년마다 2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민수미 기자 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