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번복으로 새누리당 서구청장 후보가 된 류한국(60·전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 후보의 우세 속에 현 구청장인 강성호(47) 무소속 후보와 두 차례 서구청장을 지낸 서중현(62) 무소속 후보의 3파전 양상이다. 현 구의원인 신상숙(48·여) 무소속 후보는 힘들게 이들을 뒤쫓고 있다.
서구청장 선거가 대구지역 최대 격전지가 된 것은 새누리당 공천 번복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현직 구청장인 강 후보가 새누리당 서구청장 후보로 내정되면서 별다른 이변 없이 현직 구청장의 재선이 예상되던 지역이었다. 하지만 갑자기 여기자 성추행 의혹을 이유로 새누리당 대구시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강 후보의 공천을 취소하고 차점자인 류 후보를 새누리당 서구청장 후보로 확정하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강 후보는 “불만을 가진 세력이 조직적으로 공작해 정당한 경선을 통해 후보로 선출된 나를 밀어냈다”며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새누리당 김상훈 국회의원(대구 서구)이 강 후보와 여기자의 카카오톡 내용을 공개해 강 후보를 공격하는가 하면, 강 후보 역시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사퇴 압박을 받았다며 맞서고 있다. 또 강 후보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대구시 고위 공무원을 지내고 대구지하철공사 사장을 역임한 류 후보를 ‘관피아’라며 비판하는 등 비방이 난무하고 있다. 강 후보는 서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하기도 했지만 서 후보는 이를 거절했다.
류, 강, 서 후보는 모두 서구청의 수장이었다. 류 후보는 대구시청 국장이던 2008년 당시 서구청장의 기소로 서구청장 권한대행을 맡았던 적이 있다. 서 후보는 2008년 실시된 보궐선거에서 무소속 후보로 승리해 서구청장을 지냈고 2010년 지방선거에서도 재선됐다가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중도 사퇴했다. 강 후보는 서 후보 사퇴 후 치러진 2011년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서구청장이 됐다. 이 때문에 세 후보 모두 대구 서구지역에서 대중적인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류 후보는 새누리당 공천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지만 계속되는 비방전과 강, 서 후보보다 대중적 인기가 떨어진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강 후보는 현직 구청장 프리미엄을 가지고 있지만 도덕성 문제 논란과 공천 번복으로 인한 무소속 후보 출마가 발목을 잡고 있다. 서중현 후보는 류, 강 후보의 비방전으로 득을 보고 있는 양상이지만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구청장을 중도 사퇴한 점이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 후보는 세 후보보다 인지도가 크게 떨어진다.
대구=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