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부위 돌출 논란 ‘스파이더맨’ 부안의 한의원으로

특정부위 돌출 논란 ‘스파이더맨’ 부안의 한의원으로

기사승인 2014-06-10 19:22:55
"롯데백화점 광복점에 설치돼 있던 스파이더맨. 유은석 작가 제공

특정부위를 돌출되게 표현한 채 부산의 한 백화점 외벽에 설치돼 선정성 논란이 일었던 ‘스파이더맨’이 전북 부안의 한의원 건물에 내걸리게 됐다.

부안의 M한의원 서모 원장은 “롯데백화점 광복점에 있던 유은석 작가의 스파이더맨을 우리 한의원으로 모셔오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서 원장은 “평소 미술에 관심이 있던 터에 이 작품이 건강을 추구하는 한의원과도 맞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차에 외국으로 나가게 될 처지에 있다고 들어 작가에게 연락해 매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말 쯤 부안으로 옮겨와 한의원 건물 외벽에 설치할 예정이다”며 “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여전히 그 백화점이 그 작품의 자리여야 한다. 기업이 작가의 의도를 충분히 인지하고 설치했다면 많은 항의가 있더라도 당당히 설득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작품은 지난해 8월 ‘굿모닝 스파이디(스파이더맨의 애칭)’라는 이름으로 설치됐다. 길이 140㎝ 폭 66㎝, 높이 80㎝다.

스파이더맨이 거꾸로 벽에 매달린 모습이나 특정부위가 도드라진 것이 최근 알려지며 논란을 빚었다. 이후 SNS에서 ‘선정적이다’ ‘원작에 대한 모욕이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항의전화가 많이 오자 백화점 측이 변형이나 철거를 요구했고, 작가가 철거를 결정했다. 결국 지난 2일 철거됐다.


이후 유은석(28) 작가는 페이스북에 철거 현장 사진과 함께 글을 싣고 “아침의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을 영웅에게도 적용하여 거짓이 없고 가식이 없는 아침의 모습을 코믹하게 표현한 것”이라며 작품 제작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어 “1년 동안 아무 일도 없었는데 하루아침에 갑작스러운 관심의 결과로 몇시간 만에 철거하게 되니 씁쓸하기도 하지만 백화점이라는 특수한 장소에 선정적으로 보여지는 작품이 설치돼 있다는 점이 불쾌할 수도 있다는 것도 이해합니다. 아쉽지만 더 좋은 작품으로 대중들에게 다가가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유 작가는 1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일로 서로 다른 관점과 의견이 있다는 것을 다시 알게 되고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부안=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김용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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