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프랑스 아토피 치료 권위자 스탈더 박사 “스테로이드 위험하지 않아요”

[인터뷰] 프랑스 아토피 치료 권위자 스탈더 박사 “스테로이드 위험하지 않아요”

기사승인 2014-06-13 21:01:00
최근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아토피피부염 환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아토피피부염 환자가 전체 국민의 약 15% 비율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아토피피부염으로 고생하고 있는 환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지난 12일 프랑스의 아토피 치료 권위자로 알려진 프랑스 낭뜨 의과대학 피부과의 장 프랑소와 스탈더 교수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직접 만났다. 그는 이날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토피피부염은 만성질환처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라며 “병원에서의 약물치료 뿐 아니라 일상생활 습관 개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에게 아토피피부염의 원인에 대해 물었다. 아토피는 유전적 요인이 40%, 환경적 요인이 60%라고 한다. 스탈더 교수는 “3년 전부터 학계에서는 유전적 요소에 관심을 기울였다. 특히 피부장벽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인 필라그린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아토피피부염과 관련이 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더불어 20년전부터는 서구화된 생활방식이 아토피피부염 유병률을 급격하게 증가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답했다.

프랑스에서도 아토피피부염 환자가 먹지 말아야 할 음식과 먹어야 할 음식에 대한 구분을 두냐고 물었다. 그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할말이 참 많다”며 “아직까지는 음식과 아토피의 연관성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다.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한다고 아이에게 제한하는 것은 영양부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오히려 부모들과 환자들에게 더 권하고 싶은 치료법은 의사 처방에 따른 꾸준한 치료”라고 말했다.

프랑스에서도 아토피 환자들이 의사 처방에 따른 지시를 준수하지 않아 병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스탈더 교수는 “아토피피부염은 특정 부위에 병변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국소치료가 중요하다”며 “하지만 환자들이 의사가 처방한 약을 잘 복용하지 않거나 바르지 않아 치료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 뉴잉글랜드 저널에 따르면 유럽에서 의사가 처방한 약이 100이라고 했을 때 의사의 처방대로 집에서 약을 복용하거나 발랐던 환자가 30%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만큼 환자들이 복약지시를 준수하지 않는 다는 것.

특히 ‘스테로이드’ 사용에 대한 지나친 우려는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심각하다고 한다. 유럽권역에서도 ‘스테로이드 포비아(Fobia, 일종의 공포증)’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스탈더 교수는 “환자들이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것을 지나치게 두려워 한다”며 “국소스테로이드제제는 의사의 처방을 준수해 바르기만 한다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스테로이드 사용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벽돌로 된 불난 집(The the burning house metaphor)’라는 제목의 그림을 보여줬다. 프랑스나 이탈리아 병원에서는 아이들에게 약을 사용하기 전해 이해를 돕기 위해 이러한 그림을 보여준다고 한다. 스탈더 박사는 “집에 불이 나면 소방관이 와서 긴급하게 불을 꺼주듯이 피부 장벽이 망가진 피부에 일시적으로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스테로이드”라고 설명했다.

아토피피부염은 병원에서의 약물 치료뿐 아니라 가정에서의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의사가 약물을 처방해주는 것은 시간적인 한계가 따르기도 한다. 이에 평소에 환자가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중요하다. 프랑스에서는 이러한 중요성을 일찍이 인지해 TPE(Therapeutic education) 프로그램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고 한다. 프랑스에서는 약 1500만명이 만성질환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TPE 프로그램은 환자와 환자 가족들이 아토피와 같은 만성적인 질병에 최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주는 아토피 재단 지원 프로그램이다.

스탈더 박사는 “질환에 대한 즉각적인 치료가 목적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아토피 뿐 아니라 만성적인 질병으로 인한 삶의 불편함을 감소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지속적인 프로그램이 환자들에게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피에르파브르 더모코스메틱 코리아(PFDC Korea)는 한국 내 아토피 피부염을 겪고 있는 환자에게 도움을 주고자 본격적인 ‘아토피 재단’의 활동을 시작한다. 아토피 재단은 2004년 피에르 파브르사의 창립자인 고 피에르 파브르 회장이 최초 제안해 설립된 재단으로 아토피 피부염에 대한 연구와 교육에 기여하는 사회 공헌 기업 재단이다.

아토피 재단에서는 국내 아토피 질환자의 생활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와 교육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아토피 피부염으로 고통 받는 국내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다양한 활동에 앞장설 계획이다. 대표적인 것이 TPE 프로그램이다. TPE 프로그램은 피부과 전문의, 소아과 전문의, 알레르기 전문의, 심리학자, 영양사, 간호사 등이 함께 참여해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화된 교육을 진행한다.

국내에서는 대한 아토피 피부염 학회 소속 피부과 전문의의 거점 병원에서 진행 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우선적으로 한림대 강남 성심 병원에 2014년 1차 TPE 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또한 아토피 재단 한국어 웹사이트를 7월 오픈할 예정이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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