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방한 뒷얘기… 방한에 ‘큰 만족’, 부인과 이름비슷한 출연자에 신기

시진핑 방한 뒷얘기… 방한에 ‘큰 만족’, 부인과 이름비슷한 출연자에 신기

기사승인 2014-07-07 17:10:55

지난 3~4일 한국을 국빈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내외는 방한기간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국빈만찬, 특별오찬을 통해 양국 간 우의를 재확인했다. 시 주석 내외는 특히 방한기간 한국의 김치와 된장찌개에 큰 관심을 가졌고, 우리나라의 바둑과 축구에 대해서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국빈만찬장에선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이름이 비슷한 여성출연자가 있다며 신기해 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 방한 당일인 지난 3일 청와대 공식환영식이 열릴 때 비가 그친 것을 놓고 “비가 올까봐 걱정했는데 참 다행”이라고 말을 건넸다. 그러자 시 주석은 “착하고 길한 사람은 하늘이 돕는다고 했는데, 하늘과 사람이 서로 통했다(吉人天相,天人感應)”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과 단독·확대정상회담을 마친 시 주석은 국빈만찬을 앞두고 바둑기사 이창호씨를 특별히 언급했다. 시 주석은 박 대통령에게 “이창호 기사는 중국에서도 매우 유명하다”며 “특히 중국 유수의 기사들도 이 기사를 거의 이겨본 적이 없을 정도”라고 한국의 바둑 실력을 극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7일 “박 대통령은 국빈만찬장에서 바둑을 인생의 여정과 비유했고, 시 주석은 공감을 표하면서 바둑에 인생과 세계의 전략이 들어있는 듯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만찬장에 놓인 프로그램 표를 계속 보면서 무척 만족해했다고 한다. 특히 출연자 가운데 “한·중 양측이 함께 선보이는 무대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 중에 아내와 이름이 딱 한 글자만 다른 사람이 있다”고 신기해했다. 출연자 이름은 펑리잉(彭麗潁)씨로, 시 주석 부인 펑 여사 이름과 마지막 한 글자만 달랐다. 이 여성은 공연이 끝난 뒤 펑 여사에게 같은 학교 출신이라고 얘기해 펑 여사가 무척 반가워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시 주석은 만찬장에서 한식 메뉴를 여러 차례 언급하고 특히 펑 여사는 김치를 무척 좋아한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시 주석은 방한 이틀째인 지난 4일 박 대통령과의 특별오찬이 있었던 서울 성북구 대사관로 한국가구박물관에 대해 “아늑한 곳” “깨끗하고 조용한 곳”이라며 만족해했다. 오찬 자리에서 시 주석은 한·중 양국이 고사성어를 함께 나눌 정도로 이해가 깊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한국의 바둑과 축구에 대해 극찬했다. 시 주석은 특히 한국의 축구코치들이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중국 축구가 발전하려면 한국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아시아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앞으로 한국이 중국축구 실력 향상에도 도움을 주기 바란다”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다음 월드컵에서는 두 나라 모두 월드컵 16강에 들었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특별오찬장에선 한국의 된장찌개와 김치가 화제에 올랐다. 시 주석 내외는 모두 된장찌개를 좋아한다고 했고, 은근히 펑 여사의 요리솜씨도 칭찬했다. 시 주석은 펑 여사가 김치를 만들어봤던 경험을 소개하면서 “부지런한 가정주부”라고 소개했다. 펑 여사는 “된장찌개를 만들 수 있지만, 한국의 ‘오리지날(전통) 된장’은 살 수가 없다”고도 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오찬장에선 시 주석 부부가 첫 만남도 화제가 됐다. 시 주석 부분은 28년 전 서로 잘 아는 친구 집에서 처음 만났다고 답변했다. 펑 여사는 특히 시 주석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다 마음에 들었다”며 “당시에는 (시 주석이) 날씬했고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주인공(도민준)과 많이 닮았다”고 거듭 얘기했다. 시 주석은 펑 여사에 대해 “그 당시에 이미 유명한 국민가수로 활약하고 있을 때였는데, (그 화려함에 비해) 상당히 소박한 덕성(德性)에 반했다”고 답했다. 펑 여사는 웃으며 “요리를 잘 해 그런 것”이라고 얘기했다.

시 주석은 박 대통령이 최고급 홍삼인 천삼을 주면서 소개하자 “늘 스스로 노력하는 것 중 하나가 절대 아파서는 안 된다는 것인데, 앞으로 사람들이 자신의 건강을 부러워하면 대통령님이 주신 천삼을 먹고 건강해졌다고 소개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중국 측도 무척 신경 써서 선물을 준비했다는 점이 엿보였다. 청와대는 시 주석이 박 대통령에게 전달한 선물 중 무궁화 자수공예품 이름이 박 대통령의 ‘槿(근)’자가 들어간 이름으로 지었고, 무궁화 공예가 앞뒤가 똑같은 특수기법으로 만들었다는 점을 소개했다고 덧붙였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사진/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4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중 경제통상협력포럼에 함께 참석했다.
남혁상 기자 기자
hsnam@kmib.co.kr
남혁상 기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