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유병언 은신처 ‘비밀공간’ 제보전화 묵살 뒤늦게 인정

경찰, 유병언 은신처 ‘비밀공간’ 제보전화 묵살 뒤늦게 인정

기사승인 2014-08-03 16:36:55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은신처로 사용했던 전남 순천시에 있는 송치재 인근 별장 모습. 유 전 회장은 검찰이 지난 5월25일 별장을 압수수색할 당시 이 별장 안 통나무 벽안에 숨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은신한 전남 순천시 송치재 별장에 ‘비밀공간’이 있을 것이라는 시민제보가 경찰에 의해 묵살된 정황이 포착됐다.

경찰은 ‘114이용 사실증명원’ 확인 결과 시민 제보자가 5월26일 이후 순천경찰서 정보보안과와 수사과에 4차례 전화를 걸었던 사실과 정보보안과 담당자와 2분여 동안 통화한 내역을 찾았다고 3일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 통화내용과 누구와 통화했는지 여부는 현재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순천경찰서 유병언 수사본부는 5월23일 이후 순천경찰서 정보보안과에 유병언 비밀공간과 관련된 제보가 수차례 있었다는 언론보도에 따라 전화내역을 뽑아 일일이 확인했다.

이 결과 정보보안과에 일반전화로 걸려온 제보는 없었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또 인천지검도 유병언 비밀공간에 대한 제보는 없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바 있다.

제보자가 경찰에 전화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경찰이 시민 제보를 묵살하고 관련보도까지 부인한 데 대한 비난이 일고 있다.

최삼동 순천경찰서장은 이날 “제보자가 5월26일을 비롯해 정보과에 3차례, 수사과에 1차례 전화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통화자와 통화 내용에 대해 더 조사한 뒤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순천시민 A(59)씨는 지난달 24일 송치재 별장 ‘숲속의 추억’ 대한 검찰 수색에서 유병언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소식을 접한 직후 순천경찰서와 인천지검에 전화를 걸어 ‘비밀공간’이 있을 것이라고 제보했으나 묵살 당했다고 주장해왔다.

A씨는 “TV에서 유병언이 머문 방을 며칠 전에 목수가 수리했다는 보도를 보고 직감적으로 ‘비밀공간’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114에 곧바로 문의해 순천경찰서 정보과에 ‘다른 방이나 벽을 잘 살펴봐라. 벽을 두드려보면 소리가 다르니까 ’비밀공간‘을 찾아낼 수 있다’고 구체적으로 제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병언 수사본부는 그동안 A씨의 말을 토대로 정보보안과 일반전화를 역발신 추적해 발신지를 찾았으나 제보자의 전화가 드러나지 않는다며 ‘제보 사실이 없다’고 이를 전면 부인했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광주=장선욱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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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장선욱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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