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구는 18일 “320여명의 수완동 주민들이 은빛초등학교 대강당에서 선거를 통해 기호 1번 김승현
55·문화체육과장), 기호 4번 이성수(55·총무과장)씨 등 공직자 2명을 복수의 동장 후보로 뽑았다”고 밝혔다. 현재 5급 사무관에서 4급 서기관의 동장 후보로 복수 추천된 김씨와 이씨는 이달 중 개최될 구 인사위원회에서 발령을 받을 경우 자동적으로 승진 기회를 얻게 된다.
수완동 인구는 6월 말 기준 7만6200여명으로 동 단위로는 전국에서 가장 많다. 전남도내 17개 군 가운데 무안(8만600여명)과 해남(7만7300여명)을 제외한 15개 지자체를 뛰어넘었다.
광산구는 인구의 급속한 증가에 따라 지난달 분동(分洞)을 추진했다. 하지만 앞선 ‘수완동 대동제·분동 결정 관련 배심원단’ 투표에서 주민들은 분동보다 단일동 체제를 선택했다.
이에 따라 광산구는 단일동을 유지하는 대신 동장 직급을 현행 사무관(5급)에서 서기관(4급)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또 주민자치와 구정참여 확대 차원에서 구청장에게 부여된 ‘동장’ 인사발령 권한을 주민들에게 위임하기로 한 것이다. 현행 지방차지법 관련규정에 따르면 인구 7만 이상의 대동(大洞)에는 다른 자치구의 동 단위에 비해 한 직급 높은 4급 동장을 둘 수 있도록 돼 있다.
광산구는 이를 위해 수완동 전체 주민 중 600여명의 신청을 받아 ‘더 좋은 자치공동체 수완동장 추천 주민회의’를 구성했다. 이어 투표에 참가한 320여명의 선거를 통해 예비동장 2명을 직접 선출하게 됐다. 동장 후보로 나란히 나선 사무관 4명은 이날 정견 발표를 통해 선의의 경쟁을 벌였다. 이와 함께 패널들의 공통 질문과 토론회, 주민 현장 인터뷰를 통해 자질과 능력을 검증받았다.
요란한 선거공약은 없었지만 투표에 참여한 주민들은 내 손으로 직접 동장을 선출한다는 자부심으로 진지하게 정견 발표 등을 귀담아 들었다. 이날 선거에서 1,2위를 차지한 2명은 곧바로 자치구 인사위원회에 주민선택 후보로 추천됐다.
개표결과에서 1,2위에 오른 김씨와 이씨 중 1명은 구청장의 ‘낙점’을 받으면 승진과 함께 전국 최초의 서기관 동장으로 근무하게 된다. 광산구는 수완동 주민들의 화합과 동장 후보로 경합을 벌인 공직자간의 분열 등 후유증을 막기 위해 구체적 득표수와 득표순위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민형배 구청장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한 노력으로 받아들여 달라”며 “이번 투표결과를 참고로 해서 전체 동장으로 제도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