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변화하고 있다. 제품을 전시하고 샘플 증정 등의 프로모션 위주였던 것에서 소비자가 브랜드의 정체성을 직접 경험하게 하거나 여자를 위한 즐거운 놀이터와 같은 확장된 개념의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 점차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한번쯤 와서 즐길 수 있는 컨셉 스토어를 지향하는 매장이 늘고 있다.

이화현 CNP차앤박화장품 상무는 “기존의 뷰티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단순히 화장품을 테스트하고 구매하는 한정된 공간이었다면 최근은 다양한 서비스와 컨테츠를 활용해 브랜드의 문화와 특장점을 전달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며 “이러한 컨셉 스토어는 단기적인 매출증대를 기대하기 보다 플래그십 스토어를 방문하는 고객들과의 소통을 통해 브랜드 철학을 알리고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나만을 위한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다

플래그십 스토어를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브랜드도 있다. 일반적인 화장품 매장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스파나 마사지, 맞춤형 화장품 서비스 등을 제공해 고급스럽고 차별화된 이미지를 전달하는 것.

CNP차앤박화장품은 최근 청담동에 오픈한 플래그십스토어 ‘LeMedi’는 지하1층, 지상 3층 규모의 단독 건물로 선보였다. 각 층 마다 각기 다른 컨셉을 담아 운영되며 특히 3층 LAB에서는 1대1의 정밀 피부 진단 후 측정 결과를 기반으로 맞춤형 포뮬러를 담은 화장품을 제작할 수 있다. 국제적으로 인정 받은 3가지 피부 분석기기를 통해 보다 객관적이고 정밀한 피부 상태 확인한 뒤 측정된 데이터와 CNP 피부 연구원과의 상담을 통해 개인별 피부 고민에 최적화된 레시피를 반영한 제품을 처방해준다.

리엔케이(Re:NK)의 플래그십 스토어인 ‘The House of Re:NK’에서는 일정 금액 이상 제품을 구매하면 자신의 피부 상태에 맞는 스파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다. 스파 프로그램은 특급 호텔에서 주로 만나볼 수 있는 ‘스웨디시 마사지’를 베이스로 전문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개발한 시그니처 프로그램이다. 60분, 80분 단위로 운영되며 단독 룸과 커플 룸, 풋 스파 공간에서 다양한 스파 케어를 경험할 수 있다. 풋 스파나 마사지에는 Re:NK 연구소에서 개발한 스파 오일 제품을 사용해 최고 수준의 케어를 제공한다는 것이 업체 측 설명이다.

지난 5월 리뉴얼 해 선보인 플래그십 스토어 '비비 다이어트랩(VB Diet LAB)'에서는 다이어트 집중 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2층과 3층에서 탄력 있고 아름다운 몸매를 위한 라인관리에 특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 3D 체형측정 등 첨단기기를 통해 바디스타일을 체크하고, 개인의 생활 습관 및 유사 고객의 다이어트 실패 이유까지도 분석하여 제안되는 최첨단 시스템(VB 큐레이션)을 통해 맞춤 다이어트 솔루션이 제공된다.

◇체험형 프로그램을 통해 브랜드 컨셉 전달

브랜드의 스토리나 철학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도 속속 등장 하고 있다. 단순한 텍스트나 영상 등 일방적인 방식이 아니라 만지고 느끼는 컨텐츠를 중심으로 운영해 더욱 강한 인상을 전달한다.

지난해 10월까지 운영한 삼청동 SK-II 피테라 하우스는 브랜드 체험과 함께 고객과의 소통을 위한 공간으로 선보였다. 주조사의 작업장 컨셉으로 연출된 지하 1층에서는 SK-II 피테라 에센스 주 성분인 피테라™의 발견부터 시작하여 피테라 에센스 한 병으로 담기기까지 전 과정을 그대로 보여줬다. 특히 방문한 고객들이 직접 효모 발효과정을 재현한 쌀을 만져볼 수 있어 이색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 말 오픈 한 에뛰드하우스의 명동 ‘프린세스 하우스’는 공주의 성을 모티브로 한 복층 구조의 플래그십 스토어다. 나선형으로 올라가는 계단, 아기자기한 소품이 가득한 화장대까지 여성들이 꿈꾸는 프린세스에 관한 로망을 실현시키는 다양한 아이템들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매장을 찾은 고객들은 ‘프린세스 존’에서 직접 공주 가면, 티아라, 드레스 등을 착용하고 화려한 벽 거울을 통해 휴대폰 사진을 찍어볼 수도 있어 마치 공주가 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쇼핑을 넘어 예술과 휴식의 공간으로

플래그십 스토어를 방문하는 주 고객층인 여성들이 좋아하는 간단한 다과를 제공하거나 전시회를 진행, 소비자들이 좀더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도록 꾸민 곳도 있다.
‘샤라샤라’의 플래그십 스토어는 여성들이 즐겨 찾는 수다 공간, 카페를 결합한 ‘여성 뷰티 놀이터’란 컨셉으로 운영하고 있다. 화장품을 테스트 해보고, 커피를 마시면서 함께 쇼핑한 친구와 수다를 떨 수 있어 쇼핑과 휴식을 원스톱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해 머무르는 시간을 늘렸다.

라이브러리 카페 컨셉의 삼청동 빌리프 플래그십 스토어도 있다. 영국 허브 전문가의 조제기법을 전승한 브랜드 스토리답게 2층 히든 로프트 공간에서는 제품을 구매하지 않아도 다양한 허브 차를 자유롭게 마실 수 있다. 또한 다양한 뷰티, 패션, 라이프스타일, 허브에 관한 서적들과 잡지들이 구비돼 있어 지친 피부와 마음을 달래며 감성까지 충전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마몽드의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는 꽃으로 아름다움을 발명하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담아 꽃과 제품을 모티브로한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더불어 1층에서 2층으로 연결되는 계단 벽면 등에는 마몽드 플래그십 스토어를 위해 디자인된 시그니처 패턴, 디자인 패키지 등의 다양한 이미지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갤러리 형식으로 꾸몄다. 파우더룸 역시 마몽드 플라워, 레드 플라워, 화이트 플라워, 블랙 플라워 등 4가지의 다른 분위기를 꽃을 통해 연출해 눈길을 끈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