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15년 전 그룹 해체에 대해 “과거의 잘못된 사실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2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우특별포럼’에 참석, 약 5분 동안의 인사말을 통해 그룹 해체와 이후의 심경을 밝혔다. 포럼은 옛 대우그룹 임직원 모임인 대우인회와 대우세계경영연구회가 개최했다. 그룹 해체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의 비공개 증언이 담긴 대화록 ‘김우중과의 대화: 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의 출간을 기념한 자리였다. 지난해 3월 대우그룹 창립 46주년 기념행사로부터 1년6개월여 만에 공개석상으로 나왔다.
김 전 회장은 “15년 전 가슴 아픈 일이 있었다. 억울함·비통함·분노가 있지만 돌릴 수 없는 과거라고 생각해 감수하려 했다. 하지만 시간이 충부히 지난 만큼 잘못된 사실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지난 상황에 연연하려 하는 게 아니다. 역사에서 우리가 했던 일과 주장을 정당하게 평가받고, 그룹 해체가 합당했는지 명확히 밝혀지길 바란다”며 “역사가 주는 교훈을 통해 조금이라도 과거보다 나아진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 과거의 실수가 미래에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회장은 대화록에서 김대중정부 시절 경제 관료들의 정치적 판단에 따라 그룹을 해체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외환위기 이후의 경제정책을 놓고 경제 관료들과 대립한 결과라는 주장이다.
김 전 회장은 포럼에서 청소년 육성 사업 계획도 밝혔다. 그는 “평생 앞만 보고 성실하게 달려왔다. 국가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뿐이었다”며 “남은 생애에서 마지막 봉사라고 생각하고 글로벌청년사업가 양성 사업을 통해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해외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성심껏 도와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