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애용하는 생수 ‘삼다수’의 광고가 시끄럽습니다. 광고 속 삼다수의 수원지인 제주도를 소개하며 넣은 설명 때문입니다. 문제의 문구는 ‘뉴 세븐 원더스(New 7 Wonders)’가 선정하는 ‘세계 7대 자연경관’입니다.
2011년 제주는 설렘에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해 11월 뉴 세븐 원더스가 선정하는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후 뉴 세븐 원더스의 정체성과 투표방법을 두고 말이 많았습니다. 비영리단체로 알려졌던 뉴 세븐 원더스가 비영리단체들이 사용하는 ‘org’ 도메인을 쓰지 않는 점,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되기 위해서는 국제 ARS를 이용해 투표를 해야 하는 점, 조직 구성, 자금 운영 등이 비밀리에 운영되는 점 등이 구설에 올랐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진통을 앓던 제주의 세계 7대 자연경관이라는 타이틀은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져 가는 듯싶었습니다. 하지만 2013년 4월부터 진행된 삼다수의 CF에서 다시 그 문구를 볼 수 있게 됐죠.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는 “뉴 세븐 원더스가 선정한 세계 7대 자연경관이라는 타이틀이 들어가는 CF는 2013년도 4월부터 9월까지 방영됐으며 2014년 4월부터 송출되는 삼다수 CF에서도 같은 타이틀을 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제주도를 홍보하는 동시에 삼다수를 같이 소개하는 것이 CF 콘셉트”라며 “제주도는 지속적으로 세계 7대 자연경관에 대한 홍보를 하고 있고 제주도 산하 공기업인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는 홍보 협조를 따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네티즌들은 질타를 받았는데도 해당 문구를 계속 쓰는 것이 의문스럽다는 입장입니다. “저거 사기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무슨 생각으로 저 문구를 넣었지” “돈으로 산 세계 7대 자연경관이란 타이틀이 자랑스러운 듯” “세계 관광지 중 제주도만 사기당한 걸 당당하게” 등의 의견을 보였습니다. 한 네티즌은 “다른 나라는 모두 거부했는데 한국만 돈 가져다 바치고 낚인 사건”이라며 2011년 선정문제를 요약한 기사를 링크해 올리기도 했습니다.
CF는 상품을 더 많이 팔기 위해 만듭니다. 당연히 광고의 방향을 정하고 어떤 문구를 넣을지를 결정하는 권한은 오롯이 광고주에게 있죠. 그렇지만 제주도의 아름다움은 이런저런 문제로 시끄러운 타이틀 없이도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요?
민수미 기자 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