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16일 세월호 침몰 참사 이후 수많은 반성이 쏟아졌지만 참사 6개월을 이틀 앞둔 14일 현재 아직도 바다 밑 세월호 공간 3곳은 본격 수색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국민의 세금이 지원되는 기간통신사 연합은 이날 진도 현지 바이라인 기사를 통해 “세월호 침몰 나흘 만인 4월 20일 선체 유리창을 깨고 시신 3구를 수습한 이후 검푸른 바닷 속에서 세월호를 맨손으로 더듬으며 생존자 실종자를 찾은 지 반년이 돼 간다”라며 “그동안 세월호 내부를 샅샅이 더듬었지만 아직도 들어가 보지 못한 공간이 3곳이나 남았다”라고 전했다. 다들 알다시피 가족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실종자도 10명이다.
문제는 정부와 구조를 책임진 기관의 잠수 의지도 점점 퇴색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연합은 “지난 9월 한달간 잠수 횟수는 20차례에 불과했다”라며 “가을 태풍과 수색지원선박(바지) 임대료를 둘러싼 민간업체-범정부사고대책본부 간 마찰이 생겨 수색에 차질이 더 커졌다”라고 했다. 책임지지 않는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연합은 또 “침몰 초기 해군이 문만 열어보고 수색하지 못한 공간 3곳이 남아있다”라며 “세월호 선수가 해상에 떠있을 당시 해군이 긴급히 개척한 통로로 문을 열고 살펴보기는 했다”고 전했다. 추가 수색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말이다. 이유로는 “집기와 구조물이 쏟아져 내려 겹겹이 쌓이는 바람에 아직도 수색을 완료하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정부를 대신해 세월호 수색 작업에 투입되고 있는 한 민간잠수사는 통신에 “이달 말까지도 수색을 끝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며 “기상이 점차 더 안 좋아질 것이 뻔해 잠수시간도 줄어들 텐데 별다른 대책도 들어보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300명 넘게 생으로 수장시켜도 끝까지 책임지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박근혜정부는 “끝까지 실종자를 찾아내겠다”라며 대통령은 눈물을 흘렸고, 해양수산부 장관은 수염을 길렀다. 하지만 세월호 특별법을 마무리 짓지도 못했고,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ASEM 회의에 참석한다며 이탈리아 밀라노로 향했다.
진도 현지에 머문 실종자 가족 가슴만 타들어 간다. 한 가족은 통신에 “죄인이 됐는데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라며 “하늘이 도와 실종된 이들이 물 위로 떠오르기라도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들을 죄인으로 만든 모두는 고개를 숙여야 한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