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기자의 호시탐탐] 음식물에 벌레? 식품 이물기사 어떻게 보시나요?

[봉기자의 호시탐탐] 음식물에 벌레? 식품 이물기사 어떻게 보시나요?

기사승인 2014-11-04 17:43:55

간혹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보면 식품에서 이물질이 발견됐다며 분통을 터뜨리는 소비자들을 볼 수 있습니다.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

직장인 이영수씨를 가상의 인물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이씨는 최근 직장동료들과 점심을 먹으러 패스트푸드점에 들렀다. 열량도 열량이지만 맛이 나쁘지 않아 이씨는 자주 패스트푸드점을 찾곤한다. 그런데 오늘은 적잖히 불편함을 느꼈다. 자주 먹던 A햄버거에서 머리카락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평소 털털한 성격의 이씨지만 먹던 음식에서 이물질이 발견되자, 순간 매장 측에 불평을 호소했다. 매장 측은 즉각 사과를 하고 새 제품으로 교환 및 앞으로 더 깨끗한 서비스로 거듭나겠다며 연신 사과를 한다. 하지만 이씨의 분은 여기서 그치질 않는다. 햄버거의 머리카락을 사진으로 찍어 SNS와 평소 자주 찾는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린다.”

이 이야기의 결말은 아마도 이물질이 나온 매장은 분명 위생 부주의로 인해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고, 소비자는 더 이상 이 매장을 찾지 않게 된다는 것일 겁니다.

대다수 소비자들이 외식 중 음식에서 이물질이 발견될 경우 이씨처럼 행동합니다. 물론 사람이 하는 일인데 그럴 수 있지 생각하는 소비자들은 10명 중 1-2명꼴입니다.

물론 이물을 소비자들에게 판매한 외식업체는 질타 받아야 마땅합니다.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는 외식업체 사장이야 말로 소비자들의 공공의 적이지요. 아마도 이물질이 꾸준하다면 소비자들이 먼저 알고 발길을 끊을 것은 자명합니다.

문제는 소비자가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린 내용을 보고 기사를 쓰는 언론입니다. 사실 확인도 안 된 내용이 태반이며, 자칫 오보로 전락할 수 있는 문제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업체 측에서 소비자와 합의하고 글을 내리면 끝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언론의 선정적 보도는 여전합니다. ‘아니면 말고’식의 보도도 허다합니다. 신뢰를 먹고 사는 언론이 양심을 파는 꼴이지요. 오보와 선정적인 보도를 접한 소비자들도 피해자 입니다.

소비자들에게 권고합니다. 이물질이 발견되면 소비자가 직접 관할 구청이나 시청 혹은 신고를 하는 게 가장 깔끔한 방법입니다. 물론 신고한다고 문제의 업체가 반성하고 잘하리라는 법은 없지요. 식품위생법이 고작해야 과태료 몇 푼에 업무정지 며칠이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마치 큰 일이 난 것처럼 침소봉대하는 것도 썩 보기 좋은 일은 아닌 듯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식품위생은 주요 과제며, 앞으로도 꾸준히 해결해 나갈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우리나라의 식품위생 수준은 걸음마 단계입니다. 물론 가공식품의 경우 꽤 진척이 있습니다. 하지만 외식분야는 조리사와 요리사가 직접 음식을 만들어 손님상에 내기 때문에 아무리 신경을 쓰더라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한 단계 더 성숙한 소비자들의 자세도 필요한 때입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얼마 전까지 커뮤니티에 게재된 이물 글을 보고 기사를 쓴 적이 있습니다. 경각심이 아닌 그저 ‘사냥’식의 보도를 한 뉘우침이 있기 때문입니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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