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기자의 호갱탈출] “아웃도어도 벗어야 산다?”

[난 기자의 호갱탈출] “아웃도어도 벗어야 산다?”

기사승인 2014-11-05 05:00:55

구릿빛 상반신을 드러낸 소지섭이 다운재킷을 하나 걸치고 눈 폭풍 속으로 나아갑니다. 김영광은 한술 더 떠 눈발이 거센 설원에서 탄탄한 복근을 내놓고 낙하산 스노보딩을 즐기네요. 아웃도어 브랜드 광고 CF 속에서 말입니다.

요즘은 아웃도어 광고도 섹시 콘셉트가 대세인가 봅니다.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자사 모델들의 조각 같은 몸매를 자랑하기에 바쁘네요. 남자 톱스타를 주로 모델로 쓰는 아웃도어 브랜드 특성 덕분에 여성 소비자들의 눈이 호강합니다. 여름도 아닌 겨울철에 그들의 섹시한 복근을 감상할 수 있게 됐으니까요.

광고를 들여다보면 맨몸에 다운재킷 하나만 걸쳐도 혹한을 견딜 정도로 제품이 따뜻하다는 내용입니다. 물론 그 내용 만을 위해서라면 굳이 톱스타의 몸을 가까이서 훑어 내릴 필요까진 없었겠죠. 올해 자사 브랜드 모델을 새롭게 바꾼 아웃도어 업체들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쉽게 끌고자 한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아웃도어 업체들이 스타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품질로만 승부하겠다던 일부 업체에서도 스타 마케팅에 동참하고 나섰지요. 지난해 아웃도어 업체들의 광고비가 전체 매출액에서 5~10%를 넘나들 정도로 높아졌습니다. 국내 패션업계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과 LF가 매출 대비 광고비가 평균 1.5%인 것에 비하면 매우 높은 비중이지요. 광고비 상승이 결국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는 현실이 됐습니다. 다운재킷 가격만 봐도 해마다 오르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혹한과도 같은 불경기인 요즘, 눈이 훈훈해지는 광고가 아니라 주머니 사정을 훈훈하게 해주는 제품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해야 하지 않을까요?

김 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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