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자의 일상쿡쿡] 롯데자이언츠 선수 사찰, 그룹은 몰랐나?

[최기자의 일상쿡쿡] 롯데자이언츠 선수 사찰, 그룹은 몰랐나?

기사승인 2014-11-05 15:28:55

신격호 롯데총괄 회장의 5촌 조카 신동인씨가 구단주로 있는 롯데자이언츠가 선수들의 사찰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롯데자이언츠 최하진 대표이사가 원정 경기 때마다 선수숙소인 호텔의 CCTV 위치와 녹화 정보 등을 건네받아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 것이 드러난 것입니다.

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심상정 의원에 따르면 롯데자이언츠는 지난 3월 3~6일 3일간 파라다이스 호텔, 로얄 호텔, 노보텔, 스탠포드 호텔, 리베라 호텔 등 8개 호텔 예약 업무를 최하진 대표이사가 직접 챙기면서 호텔 CCTV 설치 위치, 새벽 1시부터 오전 7시까지 CCTV 녹화 자료 등을 전달해달라고 호텔 측에 직접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리고 최 대표는 원정 경기 때마다 호텔 총지배인 등 호텔 관리자들을 만나 새벽 1시부터 아침 7시까지 CCTV 녹화 내용 자료를 받아 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성호텔은 최 대표가 직접 나서진 않았지만 롯데 자이언츠측은 CCTV 녹화자료를 받을 수 있는지 문의했고, 해당 호텔로부터 자료를 받을 수 있다는 답을 받아내기도 했다는군요. 특히 로얄호텔은 총지배인이 롯데호텔 출신이어서 CCTV 녹화 자료를 손쉽게 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대표이사가 직접 선수들의 숙소 예약을 챙기는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심 의원은 “호텔들이 이러한 CCTV 녹화 자료들을 건네고, 개인 동선까지 확인해 롯데 자이언츠 쪽에 넘겨줬다면 명백한 범죄행위”라며 “구단 측이 선수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선수들의 사생활의 자유와 인권을 침해한 것으로 이는 명백히 중범죄”라고 지적했습니다.

롯데자이언츠 측은 “팬들로부터 보호, 도난사고 등을 이유로 CCTV를 활용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유야 어찌됐든 선수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자는 분명 문책을 피하긴 힘들어 보입니다. 문제의 최하진 대표는 전 롯데그룹 감사실장 출신입니다. 롯데기공 대표이사를 역임한 후 지난 2013년 부임해왔으며, 구단주 대행인 신동인씨는 신격호 회장의 최측근 보좌역인 그룹기획조정실 사장과 롯데제과 사장을 겸임하는 등 그룹 내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후계구도에서 밀려 지난 2005년 한직인 롯데자이언츠로 좌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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