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기자의 호시탐탐] 박주영의 ‘따봉’을 제과업체 오리온에게 드립니다

[봉기자의 호시탐탐] 박주영의 ‘따봉’을 제과업체 오리온에게 드립니다

기사승인 2014-11-10 14:56:55

질소를 샀더니 과자는 덤으로 주더라는 말 기억하시죠? 제과 업체의 질소 포장을 조롱해 일부 소비자들이 만들어냈던 얘기였었지요.

당시 대학생들이 질소과자를 이용해 뗏목을 만들어 한강을 건너는 풍자까지 이어지면서 사회적 문제를 우회적으로 조롱해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낸바 있습니다.

제과업체들은 이 같은 조롱에 더 이상 ‘법대로 했다’라는 말을 못했지요. 그간 제과업체들은 과대포장 얘기가 나올 때마다, 환경부가 정해놓은 포장범위 안에서 했다는 식으로 일관 했었지요. 그래서 더욱 소비자들의 인심을 잃기도 했는데요. 인심을 되찾으려고 그랬는지, 소비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업체 스스로 포장 개선해 나섰습니다.

그러니까 오늘(10일) 오전 오리온은 2개월간의 준비 끝에 20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한 1차 포장재 개선 방안을 확정해 실행한다고 밝혔습니다.

환경부가 정한 ‘봉투 포장 과자류’(스낵류)의 포장재 내부 빈 공간 비율은 35%입니다. 그러나 오리온은 포장재 내 빈 공간 비율을 25%로 하는 내부관리 기준을 마련해 시행키로 한 것 입니다.

한마디로 질소는 줄이고 내용물은 늘려 그간 비난의 대상이었던 질소포장 논란을 말끔히(?) 해소하려는 노력을 보인 것입니다.

헌데 네티즌들 반응이 가관입니다.

“뒷북, 이미 강 건넜다” “가격만 비싸고 맛없어 안 먹는다” “국민들이 X대가리로 보이냐? 겨우 5% 늘리면서? 뭐? 하여간에 웃음만 나온다” “밀가루 값 올랐다고 올리고 환율 올랐다고 올리고, 밀가루가격이랑 환율 떨어져도 가격은 매릴 생각 안 하네” “질소주입 안하면 생산원가 절감되니까 가격을 내리던 양 늘리는 건 당연하지. 내가 무식한건가?” “질소 포장 안 됐다고 방심하지 마세요” “낱개 포장으로 뒤통수 칩니다” 등 비난일색입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사후약방문이라는 겁니다. 이런 식의 네티즌의 반응, 예상을 했었음에도 불구하고 욕먹을 각오로 뒤늦게나마 개선의 의지를 보여준 오리온에 ‘박주영(축구선수)의 따봉(엄지손가락 포퍼먼스)’을 드립니다.

왜냐고요? 잘한 건 잘했다고 칭찬해야 하는 게 맞아서요. 반응 없는 다른 업체보다는 낫지 말입니다. 그리고 크라운·해태제과와 롯데제과의 앞으로 행보도 궁금해지게 만드니까요.

조규봉 기자 ckb@kmib.co.kr
사진=곽경근 선임기자
조규봉 기자
ckb@kmib.co.kr
조규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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