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하락이 자동차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자동차 구매 수요를 늘려 시장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차 수요에는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시장의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은 1∼5월에는 월평균 2516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4% 증가했으나 유가하락이 본격화된 6월부터 하락세로 반전돼 6∼10월에는 월평균 1927대로 작년보다 1.4% 감소했다. 10월 판매량은 1842대로 작년 같은 달보다 6.3% 줄어들었다.
유가가 계속 하락세에 있어 가격이 비싼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매력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국산 하이브리드 차량으로는 현대·기아차의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 K5, K7, 한국GM의 알페온 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름값이 내려가고 있는 추세에서 소비자들 사이에 더 비싼 차 값을 내고 하이브리드카를 사는 게 과연 경제적인지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연비향상 규제를 강화하는 각국의 정책방향을 고려할 때 하이브리드카를 비롯한 친환경차 시장 규모는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시적인 유가하락에 장단을 맞추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글로벌 판매 전략을 수립하고 친환경차 개발과 관련한 일관된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대·기아차는 2020년까지 하이브리드카를 현재 4종에서 12개 차종으로 늘리는 등 친환경차 모델을 7종에서 22종으로 확대해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2위의 친환경차 업체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지난달 제시한 바 있다.
유가 하락은 또 기업의 투자 및 가계의 소비를 확대시키며 자동차 구매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유류비 감소에 따라 중대형 차급의 수요가 소폭 늘어날 것으로 자동차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