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르파리지앵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일 정오 파리 외곽 도시인 크레테유의 한 아파트에 복면을 하고 권총을 든 강도 3명이 침입했다. 이들은 21세 남성과 19세 여성 유대인 연인이 사는 이 아파트에 들어와서는 남성을 묶어두고는 여성을 집단 성폭행했다. 침입 한 시간 반 만에 보석과 은행 카드까지 훔쳐 달아났다.
피해자의 변호인은 “강도들이 ‘유대인들은 집에 돈을 보관하고 있지’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변호인은 피해자의 아버지가 동네에서 유대인 전통 모자인 키파를 쓰고 다녔기 때문에 이웃 사람들이 이들이 유대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베르나르 카즈뇌브 내무장관은 “범죄에 반(反)유대적인 성격이 있다는 점이 증명됐다”면서 “범인들은 유대인은 돈이 있다는 생각에서 범죄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해 “참을 수 없는 폭력”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무장강도와 공범 등 총 4명의 범인 중 3명은 이미 붙잡혀 집단 성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나머지 한 명은 아직 도주 중이다.
프랑스에서 유대인 증오 범죄는 특히 올해 들어서 많이 증가했다. 프랑스 유대인단체대표회의는 올해 1∼7월 모두 529건의 유대인 증오 범죄와 협박 사건이 접수됐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76건)의 거의 2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김철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