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리타존계열의 대표적 당뇨병 치료제인 피오글리타존과 방광암 연관성 없음을 입증한 대규모 연구가 나와 논란의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피오글리타존의 방광암 위험성 논란은 지난 2011년 6월 프랑스가 해당제제에 대해 시판중지를 선언하면서 본격화됐다.
당시 프랑스 건강제품위생안전청(AFSSAPS)은 국립질병보험금고(CNAMTS)가 실시한 연구에서 피오글리타존이 방광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사용 중단을 결정했다. 연구 결과 피오글리타존은 폐암과 두경부암, 대장암 등 다른 암종의 발생 위험은 줄인 반면 방광암 발생 위험을 높였다.
프랑스의 결정에 같은해 7월 유럽의약품청 의약품평가위원회는 방광암 환자에 투약 금기를 포함하는 라벨 변경을 결정했고, 곧바로 미FDA도 방광암 위험성에 대한 라벨 변경 개정을 추가했다. 비슷한 시기에 우리나라도 안전성 서한을 배포하고 처방 주의를 권고한 바 있다.
이처럼 전세계가 피오글리타존의 방광암 위험성에 경고조치를 내렸지만 실제로 피오글리타존이 암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원인과 배경은 아직 밝혀진 바 있다. 추정만 있을 뿐이다. 이렇다보니 각종 메타 분석도 일관성이 없다. 결과만 더 다양해졌을 뿐이다.
2011년 Cancer지에 피오글리타존이 방광암을 증가시킨다고 발표된 이래 BMJ와 CMAJ에도 같은해 피오글리타존이 방광암 발생을 높인다는 대규모 메타분석 연구가 실렸다. 또 이듬해인 2013년 Diabet Med에 앞선 연구를 뒷받침하는 결론이 나오면서 사실관계가 드러나는 듯 했다.
하지만 연관성이 없다는 연구도 잇따라 나오면서 원점에 머물고 있다. 2011년 Diabetes Care에 피오글리타존은 방광암과 연관성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실렸고, 이러한 결론은 한국인과 대만인에서도 확인됐다. 2012년 각각 Diabetes Metab J와 Diabetes Care에 실렸다. 이후 Cancer Epidemiol과 Br J Clin Pharmacol 저널에도 같은 결론이 도출됐다.
이런 연유로 각국의 라벨에는 방광암 위험 증가 가능성이 있으니 관련질환이 있는 경우 처방을 주의하라는 경고 문구만 들어있다. 근거가 취약하다보니 미국 내분비학회와 미국 임상내분비전문의협회 그리고 미국 당뇨협회 등 주요 학회도 피오글리타존 복용을 지속해야한다는 입장을 내놨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바이어스가 최소화된 대규모 다국가 코호트 연구 결과가 나왔는데 피오글리타존의 암유발 상관관계에 대한 이 정확한 해석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해당 연구는 스코틀랜드, UK 임상연구데이터링크(Clinical Practice Research Datalink), 핀란드, 캐나다(브리티시콜럼비아), 영국(맨체스터), 네덜란드(로테르담)에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처방자료, 암, 사망률 자료를 분석한 것으로 1차 종료점으로 시간의존적(time-dependent) 접근전략으로 피오글리타존의 누적된 영향을 평가해 개입될 수 있는 바이어스(BIAS)의 여지를 최소화한 연구다.
총 101만명의 환자들을 평균 5.9년 간 관찰한 결과, 연구기간동안 3248건의 방광암이 발생했고 이중 피오글리타존에서 발생건은 117건이었다. 전반적으로 피오글리타존과 방광암 간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 당뇨병 유병년수, 흡연, 피오글리타존 복용력 등을 보정해 100일 처방을 기준으로 방광암 발생률을 평가했을 때 남성에서는 1%(1.01; 95% CI 0.97, 1.06)였고, 여성에서는 4%(1.04; 95%CI 0.97, 1.11)였다. 추가적으로 로시글라티존 역시 방광암과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이 연구는 바이어스가 개입돼 있어 검증에 한계점이 많은 있는 기존 연구와 달리, 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평가됐다. 약물복용경험이 있는 군과 경험이 없는 군간의 방광암 사건 발생률 비교는 또다른 해석이 가능한 만큼 이를 구분했고, 또 방광암 의심환자에서는 약물 처방여부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보정도 명확히 했다.
또 환자들이 약물사용과 방광암에 대한 사전 위험도를 알고 있는 경우 정확도와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 이에 대한 조정도 했다. 그밖에 분석에 포함된 환자들이 여러나라에서 모아진 모집단을 같은 분석툴을 사용한 전세계적인 데이터라는 점도 다른 연구와 달리 신뢰성을 높이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이번 연구가 피오글리타존과 방광암에 대한 상관관계를 가장 잘 설명해줄 수 있는 데이터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지만 다소 짧은 관찰 기간은 한계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영국 던디대학 헬렌 콜룬(Helen Colhoun) 교수는 ""바이어스의 개입을 최소화한 국제적 연구라는데 의미가 있다""면서 ""연구의 한계점은 있지만 현재로서는 합리적인 평가연구라고 볼 수 있다""고 논평했다. 다만 그는 ""아직 이러한 바이어스 개입이 적은 연구가 더 많이 이뤄져야하며, 장기간 관찰한 연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여의도성모병원 김성래 교수(내분비내과)는 ""바이어스가 최소화됐고 매우 많은 대상을 분석했기 때문에 충분한 가치는 있다. 특히 한국의 연구도 함께 분석한 점도 매우 의미 있다""고 논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최종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 견지했다. 그는 ""과거 로시글리타존의 예에서 보듯 메타 분석은 경향을 보여줄 수는 있지만 결론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이 연구 역시 기존의 연구들을 묶어서 본 메타분석이다""라며 ""결과적으로 이 논문을 바탕으로 피오글리타존과 방광암 관련이 없다고 최종 결론을 내리는 것은 무리이고, 관련이 없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정도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박상준 기자 sjpark@mo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