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씨의 박지만 회장 미행설 출처는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의 작성자인 박관천 경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박 경정은 이 문건을 박지만 회장의 측근인 전모씨를 통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문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은 17일 미행설 관련 문건을 확보하고 박 경정을 상대로 문건의 내용과 작성 경위, 작성 시기와 박 회장에게 전달한 과정 등을 추궁했다.
문건은 박 회장을 어떤 미행자가 쫓고 있다고 제보한 사람의 주장을 근거로 만들어졌다. 문건에 묘사된 구체적인 미행 방법 등은 올 3월 시사저널이 보도했던 것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사저널 보도는 ‘지난해 말 박 회장이 자신을 미행하는 오토바이 기사를 붙잡아 정윤회 씨가 미행을 지시했다는 자술서를 받아냈다’고 돼 있다.
검찰은 문건을 박 회장에게 전달한 박 회장의 측근 전모씨를 불러 조사하는 한편 문건에 등장하는 미행자로 지목된 인물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
3∼4쪽 분량의 문건은 일반 공문서와는 다른 형식으로 작성됐고 미행자의 이름도 명시돼 있다. 미행자로 지목된 인물은 검찰 조사에서 “정윤회라는 사람을 알지 못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건에 나오는 미행자나 제보자는 박 회장이나 정씨와는 관련 없는 인물이고, 박 경정에게 미행설을 알린 제보자는 진직 경찰관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인들로부터 미행설을 들었던 박 회장은 박 경정이 작성한 문건을 보게 되자 정윤회씨 측을 배후로 강하게 의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문건에서는 정씨의 이름이 거론되지 않았다.
검찰은 이 문건이 시사저널에도 전달됐는지 확인하고 구체적인 작성 시기도 파악하고 있다. 박 경정을 상대로 문건 작성을 지시한 인물이 따로 있는지도 추궁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개인이 작성한 러프한, 형식을 안 갖춘 문건이다. 문건 내용의 신빙성에는 다소 의심이 든다”며 문건 내용의 진위를 파악한 뒤 미행설과 관련해 정윤회 씨의 재소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지윤 기자 jyc8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