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픽처스가 영화 ‘인터뷰’ 개봉을 전격 취소했다. 테러 위협 등 잇따른 압박에 결국 손을 들었다.
영화 제작사 소니 픽처스는 오는 25일로 예정됐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암살을 소재로 한 미국 코미디 영화 ‘인터뷰’ 극장 개봉을 취소한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소니는 성명을 통해 “극장 업체 대다수가 영화를 상영하지 않기로 한 점을 고려해 우리는 극장 개봉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파트너(극장 업체)들의 결정을 존중·이해하고, 직원들과 관객들의 안전이 최대 관심사인 그들과 생각을 함께 한다”고 전했다.
특정 단체의 테러 위협과 관련해선 “영화 배급을 막으려는 뻔뻔한 노력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그 과정에서 우리 회사가 손해를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소니 전산망을 해킹한 단체 ‘GOP(평화의 수호자)’는 “조만간 전 세계가 소니영화사가 제작한 끔찍한 영화를 보게 될 것”이라며 “세계가 공포로 가득할 것이다. 2001년 9월 11일을 기억하라”라고 위협했다. 미국 조사 당국은 북한이 이 단체의 배후라고 보고 있지만, 북한은 “지지자의 의로운 소행”이라며 부인하고 있다.
발표가 나온 뒤 미국 대형 극장 체인인 리걸 엔터테인먼트 그룹과 AMC 엔터테인먼트 홀딩스, 시네마크 홀딩스 등은 영화 상영을 포기 또는 연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인터뷰’는 김정은 위원장의 인터뷰 기회를 잡은 미국 토크쇼 사회자와 연출자가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김정은 암살 지령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코믹하게 그린 영화다. 전 세계 63개국에서 개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북한 측에선 거센 반발이 나오면서 제동이 걸렸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