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방송결산 ④] 보수·유지에 길든 지상파 예능 ‘이대로 괜찮을까?’

[2014 방송결산 ④] 보수·유지에 길든 지상파 예능 ‘이대로 괜찮을까?’

기사승인 2014-12-20 16: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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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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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 불똥이 떨어졌다. 시청률 부진과 아이템 고갈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참신함과 친근감으로 무장한 케이블TV의 압박도 만만치 않다. 보수·유지에 길든 지상파 예능, 이대로 괜찮을까?



이젠 정말 지겨운 ‘육아 예능’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한 MBC 예능 프로그램 ‘일밤-아빠 어디가?’는 인기를 넘어 열풍으로 번졌다. 일단 아빠와 자녀들의 여행기를 그린 포맷 자체가 신선했다.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모습 그대로를 시청자에게 전달한 제작진의 영리한 기획도 한몫했다. 아빠 어디가는 한때 시청률 20%를 돌파하고 연예대상 대상을 받는 저력을 보였다. 수년간 침체기에 빠져있었던 MBC 예능을 되살렸다는 호평도 이어졌다.

아빠 어디가 이후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이른바 ‘육아 예능’은 방송가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 SBS ‘오 마이 베이비’ KBS 1TV ‘엄마의 탄생’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방송사마다 하나씩 편성한 육아 예능은 이미 포화상태다. “식상하다”는 원성도 자자하다. “아이들을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지적도 있다. 육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아이들이 입었던 옷이나 먹었던 식품 등은 자연스러운 PPL(간접광고)이 되기도 한다.

한 프로그램이 홈런을 치면 비슷한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 방송가의 오랜 관습도 시청자들을 피로하게 만들고 있다.



‘안전’한 시즌제 예능?

새판을 다시 짜는 것보다 쉬운 방법은 기존의 판을 보수 하는 것이다. 비용과 노력이 절감되기 때문이다. 이 유형에 속하는 것이 시즌제 프로그램이다. 새로운 아이템 발굴에 시간을 쏟는 것보다 시청률이 보장된 프로그램에 집중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지상파 시즌제 예능 프로그램은 KBS 2TV ‘1박 2일’ ‘해피투게더’, SBS ‘룸메이트’ ‘정글의 법칙’, MBC ‘우리 결혼했어요’ ‘진짜 사나이’ 아빠 어디가 등이다.

시즌제는 비판받아야 할 포맷이 아니다. 지상파 시즌제 예능이 쓴소리를 듣는 이유는 ‘진화’가 없기 때문이다. 시즌이 변경될 때 프로그램의 색깔이나 코너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출연자만 바뀌고 있다는 지적은 귀담아들어야 한다. 문제점 개선 없이 답습한다는 비난도 끊이질 않는다.

케이블 방송사도 시즌제 예능을 도입하고 있지만 지상파와는 차이가 있다. 한 시즌을 마치고 휴식기를 갖는 케이블과는 달리 지상파는 공백기가 없다. 이는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이어 가는 장점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프로그램을 보강할 여유가 없다는 단점도 있다.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프로그램을 브랜드화 할 때 시즌제라는 포맷은 강력한 무기다. 하지만 어떻게 휘두르느냐에 따라 제작진을 벨 수도, 동 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을 벨 수도 있다.

민수미 기자 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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