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 암살을 주제로 한 코믹 영화 ‘인터뷰’가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시민의 많은 관심 속에 상영에 돌입했다.
맨해튼 남쪽인 12번가에 있는 독립영화관 시네마 빌리지는 이날 오전 10시 첫 상영을 시작으로 모두 7차례 인터뷰를 상영했다.
영화 제작사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해킹과 영화관에 대한 테러 협박 등이 오히려 영화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상영 첫날부터 영화를 보려고 영화관 앞에 줄을 선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이 영화관은 인터넷 예매 사이트가 오픈 된 24일에 2회차, 3회차, 4회차 티켓은 매진됐다.
온라인에서 티켓을 사지 못한 관람객들은 현장 판매분을 사려고 줄을 섰다.
현장 판매분은 여유가 있어 현장에서 표를 사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2회차 상영이 시작되기 직전에 티켓판매담당 직원은 “아직 8장이 남아 있다”고 귀띔했다.
인터뷰를 상영한 상영관의 좌석은 모두 155석으로 대규모가 아닌데도 매표는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영화관이 설립된 지 51년 된 이 영화관에서 줄을 서는 것은 처음 본다고 영화관 직원인 함자는 말했다.
다른 직원은 “우리 영화관 앞에 취재진이 몰려들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놀라워했다.
실제로 미국의 통신사인 AP와 케이블전문방송인 CNN을 포함해 취재진이 영화관 앞에 북적거렸다.
영화 상영에 앞서 함자는 “우리는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을 볼 권리가 있다. 마음껏 영화를 즐기기를 바란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관객들은 연예 토크쇼 ‘스카이라크 투나이트’ 진행자 데이브 스카이라크(제임스 프랭코 분)와 프로듀서 애런 래퍼포트(세스 로겐 분)의 좌충우돌에 시종일관 웃음을 터뜨렸다.
인터뷰를 위해 북한을 찾아가는 과정, 인터뷰 이전에 북한에서 겪은 에피소드 등은 북한이 왜 민감하게 반응했는지를 의심케 할 정도였다.
영화가 끝난 뒤 관객들은 대부분 비정치적인 내용으로 재미있었다는 반응이었다.
1회차를 관람한 데렉 카펠(34)은 “무엇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표현하는 아티스트들을 지지하는 것은 중요하다”며 “모든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 여러 사람들이 자유를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회차를 본 켄 자코비츠(54)는 대형 영화관들도 상영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영화가 아주 재미있었고, 다른 관객들과 함께 마음껏 웃었다. 지금은 큰 영화사들이 북한의 위협을 무서워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영화가 정치적 논란에 휩쓸릴 이유가 없다는 반응도 많이 나왔다.
중국인으로 미국 이름이 크리스(28)인 남성은 “아주 재미있었다. 북한을 자극할 만한 내용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벤 그루더라고 자신을 소개한 백인 남성은 “정치적인 메시지는 없는 영화다. 북한의 현실을 어느 정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지윤 기자 jyc8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