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이 입점 중소업체에 보복성 퇴점조치를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문제의 입점업체는 신세계백화점을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제소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두 달 전 국회 국정감사에서 ‘특약매입거래’로 갑의 지위를 남용했다는 지적받은바 있다. 당시 신세계백화점 측은 중소협력회사와의 동반성장을 위해 5년 동안 110억원의 기금을 내 놓는다고도 했다. 하지만 또 다시 입점 중소업체와의 갈등이 문제가 돼 동반성장의지도 의심받을 지경에 처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소유통업체인 코티지텐(대표 장건희)은 신세계백화점을 공정위에 불공정행위로 제소했다. 지난달 말 신세계백화점으로부터 백화점 퇴출 통보를 받은 것과 관련해서 억울함을 공정위 제소로 표현한 것이다.

코티지텐은 '카발레리아 토스카나와 A' 등 고급 브랜드 제품을 운영하는 유통 전문회사다. 이탈리아 직수입 브랜드인 카발레리아 토스카나는 승마용 의류, A는 1개 3500원짜리 고급 붕어빵 브랜드다.

코티지텐은 “신세계백화점이 11월30일 고급 붕어빵 브랜드 ‘A’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철수시켰고, 코티지텐의 승마복 ‘카발레리아 토스카나’도 내년 1월말까지 철수하라고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신세계백화점이 계약기간과 관계없이 또 다른 지점의 점포를 철수하도록 하거나 자리를 바꾸라고 하면서 이에 따른 비용도 부담하도록 했다는 게 코티지텐의 말이다.

문제의 배경은 코티지텐이 이탈리아 제조법으로 만든 치즈케이크를 신세계백화점에 ‘보니스 베니에로’라는 브랜드로 입점했지만, 백화점 측이 ‘뉴욕 치즈케이크’라고 홍보해 소비자들로부터 항의를 받은 후 불거진다. 이로 인해 신세계백화점 측은 곧바로 코티지텐의 ‘보니스 베니에로’에 대해 퇴점조치 하고 코티지텐 입점 브랜드들에 대해서도 줄 퇴점조치를 내린다. 결국 신세계백화점 측의 홍보실수가 입점업체 퇴점조치로 이어져 입점 중소업체만 억울하게 됐다는 게 중소업체 사장의 말이다. 이 때문에 신세계백화점이 지위를 이용해 입점업체에 갑질을 했다는 말도 나온다.

장건희 코티지텐 사장은 “A의 경우 현재도 인기를 끌고 있는 상품인데도 불구하고 퇴점조치를 내리고 해당 자리에 경쟁브랜드를 입점시킨 것은 의도적인 부분이 다분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신세계백화점 측은 이번 입점 중소업체 퇴점조치가 법적으로 문제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