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은 왕입니다요!” 무슨 얘기냐고요?
요즘도 그렇지만 요식업에 종사하는 사장들은 고객이 곧 돈 입니다. 그래서 손님을 왕처럼 떠 받들며, 손님이 왕이다라는 표현까지 쓰게 됐는데요.
하지만 손님은 왕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아무리 왕 대접을 받아 마땅하더라도, 요식업이나 유통 매장에서 갑(甲)질을 했다간 여론의 뭇매를 맞기 십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식업이나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감정 노동자들의 경우, 손님들의 사소한 말 한마디에 상처를 받지만 달리 치유할 방법은 없습니다. 그저 속으로 삭히는 수밖에요. 서비스업 특성상, 손님이 그들을 떠 받을 수는 없는 입장인거지요.
이런 세태를 반영이라도 하듯 한 커피전문점에서 종업인인 을(乙)을 챙기는 손님들에 대해 후한 서비스를 해주고 있습니다. 공손하게 주문하는 손님들에게 50% 할인을 해준다는 겁니다.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커피는 오늘(6일) 고객의 말투에 따라 커피 값을 깎아주거나 더 받는 ‘따뜻한 말 한마디’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방식은 이렇습니다. 매달 첫째 수요일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명찰에 적힌 바리스타의 이름을 부르며 “안녕하세요? ○○씨 맛있는 아메리카노 한 잔 주세요” 등 공손하고 정중하게 주문하면 최대 50% 할인 혜택을 받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아메리카노 한 잔 주세요”라고 하면 20%만 할인, 반말로 “아메리카노 한 잔” 이라는 주문에는 할인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하면 반말로 주문했다간 50% 커피 값을 더 내야 하는 샘인거지요.
이쯤에서 혹시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이 있다면 본인은 과연 몇%나 할인을 받을지, 그간 얼마나 매너가 좋았는지에 대해 자아성찰 해도 좋겠습니다.
엔제리너스커피 관계자는 “고객과 바리스타가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자는 취지에서 이 같은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신선하지 않나요? 봉기자만 그런가요? 인색하기로 유명한 롯데 계열 커피전문점입니다. 하지만 한번 정도는 좋게 봐주는 게 어떨까요? 아니라고요? 커피 값이나 내리라고요? ^^
조규봉 기자 c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