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기자의 호시탐탐] 엔제리너스커피 주문 이벤트 직접 참여해보니…

[봉기자의 호시탐탐] 엔제리너스커피 주문 이벤트 직접 참여해보니…

기사승인 2015-01-07 17:48:55

아메리카노 커피를 할인 받기 위해 엔제리너스커피(양평점, 롯데제과 기자실 1층)에 갔습니다. 오늘(7일)은 수요일. 롯데 엔제리너스커피 측에서 인사 주문만 잘해도 커피 값을 50% 할인해주는 그날이라기에 커피도 잘 안 먹는 봉기자가 직접 커피 구매에 나선 것이지요.

커피를 주문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는 내내, 가슴이 ‘쿵쾅, 쿵쾅’ 마치 단독기사를 쓸 때처럼 줄에서 나보다 먼저 인사 이벤트를 하면 안 되는 데라는 주문을 외며, 기다렸지요.

그런데 아뿔싸! 제 바로 앞 손님이었어요. 아주 퉁명스럽게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더군요. 순간 바리스타는 메뉴간판을 가르키며, “위에 보이시는 대로 주문을 해주시면 50% 할인해 드립니다”라고 손님에게 역으로 제안을 하는 것이 아닌가요. 순간 이건 뭐 엎드려 절 받긴가? 웃지 못 할 상황이 발생한 것이지요. 게다가 그 바리스타는 너무도 상냥하게 손님과 하이파이브까지 했지요. 그게 이벤트의 끝이라며 하이파이브를 해야 한다는 설명도 빼놓지 않았지요.

전라도를 싫어하시는 분도 많으시겠지만, 전라도 말로 “김이 팍 세 부렀습니다.” 제 딴엔 이런 이벤트 처음 시도하는 거였거든요. 하지만 제 주문 차례에 저는 바리스타가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이벤트대로 주문을 했지요.

이렇게요. “00씨 안녕하세요. 아메리카노 한잔 주세요. 너무 맛있겠네요”라고.

그리고 입가에 미소를 띤 채 주문을 받아준 그 바리스타에게 물었지요. 이벤트를 직접 알려줘도 되나요?

벅찬 마음에 시도하려던 이벤트가 물거품이 돼 저 또한 취조하듯 바리스타에게 물어본 것인데, 그 바리스타 전혀 위축되지 않고, 차분하고 편안하게 답변을 해줬습니다.

“고객님들께서 잘 모르세요. 그래서 이렇게 하시면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라고 얘기하고 할인을 해주지요”

롯데 본사 1층에 위치한 계열사 엔제리너스커피가 이런 이벤트를 하면 적어도 같은 회사 사람들은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다 알지는 못하겠지만 반응이 그리 많지 않아 하는 말입니다.

어쨌든 일부에선 사회적 갑질을 이용하는 것 아니냐, 차라리 그럴 돈 있으면 직원들 급여 올려주고, 커피 값은 좀 내려라 등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은데요.

그래서 이벤트에 직접 참여해보니, 현장 고객들의 참여도는 저조했고, 상술이니 꼼수니 갖은 구설수에 휘말리기 십상이어서 안 한만 못한 이벤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애꿎은 홍보팀만 힘 빠지게 만드는 일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함께요.

이미 이 이벤트는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이 됐다가 올해부터 더 본격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엔제리너스커피 관계자는 봉기자에게 언질을 하기도 했지요.

그러고 보니 그 당시에도 오늘 봤던 바리스타가 고객에게 먼저 인사 주문에 대해 설명을 해주며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이 어렴풋이 기억이 나기도 합니다. 전 그 당시 어, 왜 저러지? 하고 말았지요.

갑질 문화의 확산의 세간의 이목이 집중될 때 마케팅이나 이벤트를 하는 것은 업체 입장에서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그걸 활용하는 것도 아이디어이기 때문이지요.

아쉬운 것은 홍보가 더 잘 됐으면 하는 것입니다. 아직 몇 달 안 된 이벤트이지만, 갑을문화 세태를 업고 이미 한번 회자가 됐으니 오히려 이를 계기로 더 많이 알려지길 기대합니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
조규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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