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전을 치른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오늘 경기를 계기로 우리는 더 이상 우승후보가 아니다”라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13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A조 2차전에서 1대 0으로 신승한 뒤 취재진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한국은 쿠웨이트에 많이 밀렸으나 남태희(레퀴야)의 전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간신히 승리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쿠웨이트가 훨씬 공격적으로 나왔고 여러 면에서 더 나은 경기를 했다고 할 수도 있다”며 “이런 말을 하기 싫지만 경기 중에 상당 부분 쿠웨이트가 우리보다 우세했다. 볼 경합, 패스가 더 나았다. 우리는 참으로 운이 좋았다”고 평했다.
현재 한국 대표팀에 가장 부족한 부분은 “강한 정신력”을 꼽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모국에서 기대감이 매우 큰 상황에 국민들은 오만, 쿠웨이트를 크게 이길 것으로 봤을 것”이라며 “이겼지만 이기지 못할 경기를 했다”고 혹평했다. 이어 “호주전은 두 경기와 다른 강팀, 차원이 다른 팀과의 경기다. 선수들이 부담에서 빨리 벗어났으면 좋겠다”며 “컨트롤, 볼키핑, 패스미스를 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오늘 경기는 승점을 얻었다는 게 (그나마) 희망”이라며 “오늘 경기를 계기로 우리는 우승후보에서 제외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상당한 발전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오늘 어려운 경기를 했는데 좋은 경험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