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몇몇 아역배우들이 있다. 배우 여진구(18)도 그 중 한 명이다. 중저음의 목소리를 들으면 ‘진구 오빠’라 부르고 싶어지기도 하지만 아직은 아역 이미지가 강하다. 그랬던 그가 어느덧 고3이 된다. 이성에 대한 관심도 조금은 커지지 않았을까.
15일 오후 서울 중구 토계로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영화 ‘내 심장을 쏴라’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여진구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여자친구 만나본 적 있어요?” 아직 정식으로 사귀어본 적은 없다고 했다.
같은 테이블에 자리했던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흠칫 놀라 “진구가 남고 다니고…”라며 부연설명을 했다. 그러자 여진구는 “제 친구들 여자친구 있는 애들 얼마나 많은데”라며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반발했다.
“다 변명이에요. 근데 이게 성격이니까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이젠 저 남고 나왔다고 변명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왜냐면) 친구들은 연애 다 하는 거예요. ‘쟤네는 연애를 어떻게 하지?’ 싶기도 해요.”
아까 그 관계자가 다시 “또래 여자애들이 진구를 (노안이라) 별로 안 좋아할 수도 있다”고 장난어린 말 한 마디를 던졌다. 여진구는 또 발끈했다. “왜 그래요. 저도 또래 애들한테 인기 많아요!” 인기가 많은데 아직 사귄 적이 없다면 본인이 이성의 고백을 거절했다는 얘기일까.
여진구는 “제가 거부한 적은 없는데 그렇다고 제 또래 여자친구가 다가온 적도 없다”며 “또 제가 낯을 너무 많이 가려서 처음 뵙는 분이 있으면 얼어버린다”고 털어놨다.
원래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라는 여진구는 이성에겐 그 정도가 좀 더 심하다고 했다. 형이나 동생, 동성 친구들과 있을 땐 장난도 잘 치고 활발하지만 이성이 한 사람도 있으면 왠지 신경이 쓰인다는 것이다.
여진구는 “그런데 친해지면 그런 건 없다”며 “처음 보거나 낯선 분에게나 그렇게 심하게 낯을 가리고 예의를 지킨다”고 말했다. 이어 “친해지면 동성친구처럼 막 장난치고 괴롭히고 한다”며 웃었다. 천진한 미소를 바라보고 있자니 문득 여진구에게 괴롭힘을 당하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