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와 삼양식품 2위 경쟁 치열…1위 농심은 여전히 건재
[쿠키뉴스=조규봉 기자] 경기침체의 여파로 라면시장의 성장이 2%대 하락했지만 여전히 2조원대의 규모를 형성하고 있어 국민 간식으로서의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위 농심은 여전히 건재한 가운데 지난해 라면업계 2위를 두고 오뚜기와 삼양식품의 경쟁이 치열했다. 오뚜기는 광고모델인 류현진과 대형마트 할인행사를 무기로, 불닭볶음면의 삼양식품에 판정승을 거두며 2위 자리 수성에 성공했다.
26일 AC닐슨에 따르면 지난해 라면시장은 1조9700억원대의 규모로 집계돼 약 2%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최초로 2조원 대를 돌파하며 성장을 거듭한 국내 라면시장은 올해 장기간 지속된 경기침체에 기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농심은 라면시장 정체의 원인으로 사건·사고로 침체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소비심리 위축과 대형마트의 휴일 영업중단으로 인한 매출 감소라고 분석했다. 또한, 가정 간편식(HMR: Home Meal Replacement) 시장의 성장도 꼽았다. 라면을 대신할 수 있는 다양한 편의식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라면시장 매출 TOP10 순위는 큰 변화가 없었다. 부동의 1위 신라면을 비롯해 파워브랜드인 짜파게티, 안성탕면, 너구리, 삼양라면으로 형성된 5위권의 힘은 여전했다. 불닭볶음면이 새롭게 TOP10에 진입한 정도가 특이점이다.
2012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라면시장 2위 싸움이 지난해에는 한층 더 가열됐다.
2013년부터 줄곧 2위를 차지한 오뚜기는 진라면 광고모델인 류현진을 주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광고와 대형마트 할인행사 등 대대적인 판촉활동을 벌였다. 또한, 참깨라면을 진라면에 이은 제2의 히트작으로 키우기 위해 최근 추성훈을 광고모델로 발탁하는 등 확실한 2위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오뚜기 진라면 매운맛은 제품 매출순위에서 2013년 대비 1계단 상승하며 7위에 올랐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모디슈머 트렌드의 중심에 선 불닭볶음면에 집중했다. 스테디셀러인 삼양라면의 인기는 줄었지만, 불닭볶음면의 판매는 2013년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라면시장에서 가장 성장률이 컸던 제품이다. 매출순위도 처음으로 10위권에 진입했다.(지난해 9위) 하지만, 불닭볶음면을 제외한 이렇다 할 신제품과 광고, 마케팅활동의 부재로, 오뚜기와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지난해 1월 1.1%p 차이로 접전을 벌였던 2위 오뚜기와 3위 삼양식품의 점유율 격차는 12월 5.3%p로 크게 벌이지면서, 오뚜기의 판정승으로 끝이 났다.
겨울철 라면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농심의 뒷심은 무서웠다. 농심은 12월 들어 업계에서 유일하게 점유율을 끌어 올리며 64%의 점유율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지난해 초 점유율 65.2%로 시작한 농심은 불닭볶음면의 편의점 인기와 진라면의 마트 판촉행사, 여름철 최대 특수를 보이는 팔도비빔면 등으로 인해 하절기까지 점유율이 조금씩 하락했다. 농심은 8월부터 점유율 회복에 성공했고, 연말에는 6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저력을 보였다.
농심의 점유율 반등에는 신라면, 안성탕면, 너구리 등 전통 강호들의 판매 호조가 주효했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얼큰한 국물라면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시장 대표 국물라면인 농심의 베스트셀러 3종은 12월 들어 모두 매출과 점유율이 상승하며 농심의 점유율 반등을 견인했다.
한편 올해 라면시장은 1월부터 면발 경쟁에 돌입했다. 농심은 일반라면보다 2배 두툼한 면발의 우육탕면을 선보였고, 팔도는 출시 25년을 맞은 왕뚜껑의 면발을 보다 두껍게 개선했다.
농심은 우육탕면이 출시 1주일 만에 약 1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1개월 매출 실적으로 환산하면, 라면시장 8위권에 해당하는 수준이라는 것. 농심은 지난 24일 인기 배우 강소라-변요한을 우육탕면 광고모델로 발탁하고 대대적인 마케팅활동에 돌입했다.
농심은 “우육탕면은 올해 라면시장 신제품 경쟁의 신호탄이자 정체된 라면시장의 성장을 이끌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c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