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호평 쏟아진 ‘아빠를 부탁해’…정규편성은 ‘글쎄?’

[친절한 쿡기자] 호평 쏟아진 ‘아빠를 부탁해’…정규편성은 ‘글쎄?’

기사승인 2015-02-23 14:25:55

[쿠키뉴스=민수미 기자] 평소 표현이 서툰 아빠들이 브라운관에 등장했습니다. 방송에서 그들은 좌중을 압도하는 달변가이자, 다정다감한 역을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배우입니다. 하지만 그날만은 연예인이 아니라 딸을 둔 아버지의 모습이었습니다. SBS 설 특집 ‘아빠를 부탁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 프로그램에 호평과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습니다.

설 연휴 첫선을 보인 ‘아빠를 부탁해’는 아빠와 딸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담은 관찰 카메라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개그맨 이경규, 배우 강석우, 조재현, 조민기와 그의 딸들이 출연하죠. 이틀 연속 방영된 ‘아빠를 부탁해’에서는 아빠와 딸이 함께 밥을 해 먹거나 게임을 하는 등의 일상과 서먹했던 부녀지간이 나들이하며 가까워지는 모습들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조재현의 딸 혜정양은 “아빠가 일 좀 그만하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며 “아빠에게 얘기했으면 헤쳐 나갔을 텐데 얘기를 못 하고 2년 전까지 아빠를 미워만 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샀습니다.

현실적인 부녀지간의 모습이 공감을 산걸까요? ‘아빠를 부탁해’는 20일 방송된 1부 시청률이 전국 기준 13.5%를 기록하며 설 특집 예능 프로그램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호평도 이어졌습니다. 시청자들은 “우리 가족의 이야기를 보는 것 같아 뭉클했다” “다 커버린 딸과 별 대화 없던 아빠를 보며 내 딸이 20대가 되면 어떨까 생각해 봤다” “공감 된다” 등의 의견들을 보였습니다. 분위기를 탄 것일까요? ‘아빠를 부탁해’ 제작진도 “정규편성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이 소식에 반색하는 이들도 많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출연진의 딸들 중 연예인 지망생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혜정양은 현재 연기 지망생입니다. 방송에서도 아빠 조재현이 “오디션에 떨어지고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죠. 이경규의 딸 예림양도 연극영화과를 재학 중인 연예인 지망생이고요. 조민기의 딸 윤경 양은 아나운서가 목표라고 하네요. 이렇듯 한 명을 제외한 모든 딸이 연예계에 꿈이 있다는 것이 알려지자 뜨거웠던 호응의 온도도 식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아빠를 부탁해’가 연예계 입문의 장으로 변질 되는 것 아니냐는 의문 때문입니다.

아무리 시청자라 해도 한 사람의 꿈을 막을 순 없죠. 하지만 그들이 걱정하는 것은 연예인의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같은 꿈을 꾸는 사람보다 더 쉽게 목표에 접근하는 일 아닐까요? 시청자들의 우려가 질투심에서 비롯된 시기라고 치부하기엔 충분히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고심이 필요해 보이네요.
min@kmib.co.kr
민수미 기자 기자
min@kmib.co.kr
민수미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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