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스포츠-패션 업계, 전통·유산 강조하는 ‘헤리티지 마케팅’ 눈길

아웃도어-스포츠-패션 업계, 전통·유산 강조하는 ‘헤리티지 마케팅’ 눈길

기사승인 2015-03-25 00:02:55
[쿠키뉴스=박주호 기자] 패션의 유행 주기는 날로 짧아지고, 그러한 세태를 반영한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이 각광 받는 시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브랜드의 오랜 역사를 알리고 클래식한 상품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 시키는 등 브랜드 본연의 가치와 유산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려는 ‘헤리티지 마케팅’(Heritage Marketing) 역시 활발해 화제다.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가 1921년 밀레 창립 이후 첫 번째 기술 고문으로 활약하며 브랜드의 성장에 결정적 역할을 한 산악인 ‘루이 라쉬날’(Louis Lachenal)을 기리기 위한 헤리티지 디자인이 돋보이는 ‘라쉬날 재킷’을 출시했다.

라쉬날 재킷은 브랜드가 처음 터를 잡았던 프랑스 샤모니 지역을 형상화한 와펜과 창립년도 자수 로고를 비롯해 밀레가 지나온 발자취를 더듬어볼 수 있는 디테일이 곳곳에 숨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MEH(밀레에델바이스홀딩스)가 자체 개발한 ‘드라이엣지’(Dry Edge) 소재를 사용해 습기와 빗방울은 차단하고 수증기 형태의 땀은 배출해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내내 쾌적한 상태를 유지시켜 준다. 소비자가는 36만9000원.

밀레는 라쉬날 재킷 외에도 다양한 헤리티지 디자인의 제품을 ‘레트로 시리즈’라는 타이틀 하에 출시하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아이더’는 이번 S/S 시즌 헤리티지 라인인 ‘마이크 혼’ 시리즈를 출시했다. 오대양 육대주, 남북극을 완주한 프랑스의 유명 탐험가 마이크 혼(Mike Horn)의 도전 정신을 담은 헤리티지 라인으로 재킷과 티셔츠, 팬츠, 신발 등 라인업을 다양화해 선보인 것이 특징이다. 아이더는 대리점주 및 유통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2015 S/S 신상품 설명회에서도 올해 다양한 신제품에 고유의 헤리티지를 반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세계 인터내셔날이 전개하는 아웃도어 브랜드 ‘살로몬’은 대표 스테디셀러인 ‘XA PRO’의 탄생 10주년을 맞아 한정판 ‘XA PRO 3D’를 출시했다. 10년의 노하우와 클래식함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이 신발은 한정판으로 제작된 인솔과 패키지를 사용하고, ‘10th anniversary’를 표기해 10주년 기념 제품만의 특별함을 더했다. 소비자가는 19만8000원.

이탈리안 스포츠 브랜드 ‘휠라’는 최근 브랜드 대표 제품을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한 ‘휠라 헤리티지 컬렉션’을 출시했다. CF 역시 헤리티지 컬렉션을 전면에 내세워 브랜드의 전통을 강조하고 있는데, 전속모델인 김수현이 휠라의 1970년대를 대표하는 빈티지 트레이닝 재킷과 1990년대 NBA 스타의 시그니처 아이템인 하이탑 슈즈 ‘스파게티’를 착용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스포츠 브랜드 르까프는 1986년 탄생한 르까프 브랜드 고유의 디자인에 세련되면서도 클래식한 감성을 덧입힌 ‘헤리티지팩’을 선보였다. 르까프의 헤리티지 로고를 새롭게 해석해 적용한 디자인이 이색적으로 성인용 백팩(9만5000원) 및 초등학생용 백팩(8만9000원), 운동화 ‘헤리온(HERION)’(8만7000원)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했다. 르까프 관계자는 “이번에 출시된 헤리티지팩이 합리적 가격과 세련된 디자인 두 가지를 모두 만족시키는 제품들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스포츠 브랜드 리복은 90년대 리복 헤리티지를 상징하는 클래식 라인의 러닝화인 ‘벤틸레이터 오리지널’의 탄생 25주년을 기념하는 제품을 출시했다. 최초 출시 당시에도 세련된 디자인과 색상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는 벤틸레이터 오리지널의 클래식한 감성은 그대로 유지한 채 디자인과 컬러 배색을 업그레이드했다. ‘환풍기’, ‘통풍구’를 뜻하는 상품명처럼 우수한 통기성을 자랑하며, 메시 소재를 사용해 오랜 시간 신어도 쾌적하다. 리복의 대표 쿠셔닝 기술인 ‘헥사라이트 테크놀로지’를 적용해 벌집 모양의 공기 쿠션이 충격을 흡수한다. 상품이 가지고 있는 25년의 헤리티지에 기능성을 얹어 한층 진화한 러닝화로 재탄생된 것이 특징이다. 소비자가는 11만9000원이다.

영국 브랜드 ‘프레드 페리’는 워크 웨어(Work Wear)분야에서 현존 최고의 장인으로 손꼽히는 나이젤 카본(Nigel Carbourn)과 협업한 ‘나이젤 카본 X 프레드 페리 컬렉션’을 공개했다. 1929년 테이블 테니스 세계챔피언 이력을 소유한 세계적 스타 프레드 페리를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30여년간 직접 빈티지 의류를 수집해 그 수만 해도 4000종이 넘는 빈티지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는 나이젤 카본만의 광범위한 빈티지 아카이브와, 과거 프레드 페리 스포츠웨어 아카이브를 참고한 것이 특징이다. 프레드 페리의 대표적인 풋웨어 ‘1929 테이블 테니스 슈’와 ‘오리지널 1952 피케셔츠’, ‘1929 테이블 테니스 쇼츠’ 등을 빈티지하고 레트로한 무드로 선보인다.

글로벌 데님 브랜드 ‘리바이스’는 새로운 501 시리즈인 ‘501CT’를 출시했다. ‘501CT’는 리바이스 501을 ‘커스터마이즈드(Customized)’하고 ‘테이퍼드(Tapered)’했다는 뜻으로 ‘C’와 ‘T’자를 따 이름 붙여졌다. 클래식한 501을 트렌디하게 재해석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세계 최초의 청바지인 리바이스 501은 14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젊음과 반항, 도전, 혁신 등 청바지 그 이상의 상징성을 가지고 전 세계의 많은 팬들로부터 꾸준히 사랑을 받아온 리바이스를 대표하는 아이코닉 제품이다. 501CT의 출시를 기념해 진행한 론칭 행사에서는 시대별로 유행했던 청바지 디자인을 재현한 섹션을 마련하고 반항, 도전, 혁신의 정신을 담은 브랜드 헤리티지를 501CT와 함께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리바이스 501CT의 소비자가는 12만9000원.

정재화 밀레 기획본부 이사는 “유행하는 디자인, 패턴은 흉내 낼 수 있지만 오랜 업력과 장구한 시간 속에 쌓아온 브랜드 파워는 흉내 낼 수 없다”며 “패션업계에서 브랜드의 헤리티지에 집중하는 최근의 움직임과 소비자의 높은 호응은 대단히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pi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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