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서울 충암고등학교(충암고)가 대중의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지난 2일 학교 임시 식당 앞 복도에서 교감이 급식비를 미납한 학생들에게 “꺼져라” “내일부터 오지 마라” 등의 막말을 했다고 합니다. 그것도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말이죠.
이 사건을 두고 학교란 어떤 건지, 교육자란 무엇인지 구태의연한 ‘원론’을 줄줄이 늘어놓고 싶지 않습니다. 급식비 못낸 학생들이 측은하고 어쩌고 감성 전략을 쓰고 싶지도 않습니다. 전자를 쓰면 “그건 우리도 알지만…”이라고 그럴 듯한 ‘현실론’을 들먹일 것이고, 후자를 쓰면 왕년의 ‘모래시계 검사’라는, 요즘 대한민국에서 제일 유명하신 어떤 분의 말처럼 ‘진보좌파의 저급한 논리’ 밖에 되지 않을테니 말입니다.
그래도 뭔가를 쓰긴 써야 겠으니 망신 당한 학생들을 대신해서 이 학교에 소심한 ‘보복 망신’이나 한 번 줘야겠습니다. 최초 보도에 따르면 이 교감은 자신의 행위에 대해 ‘문제 없다’는 자세로 나왔다고 하죠. 지금부터 제가 쓰는 내용들도 과거에 다 언론 보도까지 됐던 것들이니 ‘문제 없습니다.’
사실 충암고는 예전부터 언론사들엔 매우 ‘사랑스러운’ 존재였습니다. 고등학교 치고 꽤 ‘굵직한’ 트러블메이커 노릇을 많이 한, 한마디로 언론사들에 기사 거리를 많이 제공해 준 학교죠.
1996년 11월, 충암고는 당시 이모 이사장의 스포츠센터 회원권 강매로 물의를 일으켰습니다. 이사장이 학교 땅에다 자신 소유의 스포츠센터를 지었습니다. 교사들은 회원권을 파는 ‘영업맨’으로 앞세워 학부모들에게 강매를 시도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같은 해 2월에 서울교육청의 정기감사에서 이 스포츠센터 공사비로 학교비 1억1000만 원을 부당하게 빼내 사용한 사실이 딱 걸리기도 했습니다.
약 3년 후에 이사장이 또 언론에 등장합니다. 1999년 12월, 당시 충암학원 이사장은 충암중고의 난방시설 보수비 명목으로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교육환경개선금 5억5000여만 원을 받았고, 이 중에 무려 3억5000여만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죠. 설비업자와 짜고 공사비를 부풀리는 방법을 썼다고 합니다. ‘프로’ 수준입니다.
잠잠하다 싶더니 2008년에 다시 ‘충암’이란 이름이 언론을 장식합니다.
“똥 쌀 권리 보장하자. 요강 들고 등교하자”
이게 무슨 해괴망측한 구호인가 싶지만 2008년 4월에 실제로 충암고와 다른 학교 교사, 지역주민 등 50여명이 충암고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이렇게 외쳤습니다.
지금은 안 가봐서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당시 700여 명이 쓰는 남자 중학생 4층짜리 건물에는 화장실이 1층에 있는 1곳이 전부였다고 합니다. 가는 과정도 웃깁니다. 학생들은 ‘무조건’ 2층에서 건물 밖으로 나와 약 1m 넓이의 철계단으로 내려와야 화장실에 갈 수 있었습니다.
건물 내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막아놨었기 때문인데요. 그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 이사장실과 행정실 등이 학생출입까지 막아가면서 한 개 층을 모두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남자 중학교 건물과 연결된 5층짜리 고등학교 2, 3학년 건물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여긴 사용 학생이 1400명 정도였는데 대변을 볼 수 있는 화장실은 1층에 1곳뿐(대변기 12개·층 중간에 소변만 보는 간이 화장실 2개)이었다고 하네요. 쉬는 시간에 쉬지 못하고 ‘전쟁’을 치러야 했던 학생들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그러고 보니 이 학교 ‘시간을 거꾸로 돌린 듯한’ 행태를 참 많이 보여줬네요. 급식비 미납 학생에게 교감이 “꺼져라”라고 한 것 정도는 그저 ‘One of them’이었습니다.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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